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새라 페일린은 하와이 패시픽 대학, 북 아이다호 대학, 아이다호 주립대, 알래스카 주립대 등 소위 ‘별 볼일 없는 대학’ 네 곳을 다녔다.
오바마로 온통 도배되었던 선거 판도를 순식간에 ‘페일린 범벅’으로 바꿀 수 있었던 그녀의 힘은 대학 이름이 아니라 신문에서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길러온 버릇, 신문 읽기가 그녀를 풍부한 소재를 가지고 청중을 사로잡는 입담과 임기응변에 능숙하게 만들었다.
페일린의 아버지 척 히스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새라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신문을 첫 면부터 마지막까지 모조리 읽었다. 나는 대충 읽었지만 새라는 기사 내용을 빠짐없이 읽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매일 전개되는 인간역사의 기록이요, 역사는 내일을 위한 거울이고, 거울은 오점을 발견하게 한다. 매일 신문을 읽지 않는 것은 거울을 들여다 보지 않거나, 매일 샤워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시민교육과 참여 센터 (The Center for Information & Research on Civic Learning & Engagement)에 따르면, 1972년에는 15~25세 청소년 45%가 신문을 읽었지만, 2007년도는 그 숫자가 15%로 줄었다. 요즘 청소년들이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뉴스를 접하는 습관이 길러지지 않은 채 어른이 된다”고 하버드대 언론학 교수 톰 패터슨은 우려했다.
대부분 청소년들이 종이 신문을 읽지 않는 것은 물론, 인터넷으로 음악, 영화, 게임은 즐겨도 시사관련 뉴스는 거들떠보지 않는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떤 이슈에 대해서 신문을 읽는 학생은 읽지 않는 학생보다 다양하게 분석적으로 접근한다. 즉, 사고력, 논리력, 표현력에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교과서와 학교 선생님을 유일한 정보 제공자로 의지하는 학생은 교과서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여 좋은 성적을 받아 ‘공부 잘하는 학생’은 될 수 있다. 하지만, 영어와 수학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하더라도 실생활에서 그것을 응용할 수 없다면 시간낭비를 한 것과 다름없다.
뉴욕타임스 컬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이 말한 “지구는 평평하다”는 뜻이 무엇인지, 월스트리트 저널의 “리만 브라더스 붕괴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같은 분석기사가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정보사회에서 뒤쳐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사회에서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학교이름, 점수가 아니라 개인의 독특한 견해, 아이디어, 판단력, 의사소통 능력이다. 교과서와 학교는 그런 것들을 가르치지 않는다.
지난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 도리스 레싱은 중학교 중퇴로 가방 끈은 짧았지만 ‘끊임없는 신문읽기’로 글쓰기 실력을 닦아 업적을 이루었다. 심하게 말하면, 교과서를 멀리하고 숙제를 못하더라도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을 읽으면 남다른 성취를 이룰 수 있다.
2014년까지는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률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내활동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대학진학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다.
예로, 추운 날씨에 비를 맞아가며 풋볼경기 들러리를 서는 마칭 밴드를 하면 재미는 있겠지만, 학교 신문기자로 활동한 학생에 비해 불이익을 당한다. 후자를 택한 학생은 다른 종류의 클럽활동을 한 지원자보다 합격 가능성이 30%나 높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우리 애가 신문을 읽지 않는다”고 염려하는 부모가 많다. 그것은 부모 자신이 신문을 읽지 않는다는 고백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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