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 법과대학 교수인 랜덜 케네디는 “나 자신도 1954년생 흑인 교수지만 대통령 선거가 이번처럼 나를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은 적은 일찍이 없었다. 백인이 아닌 흑인이 미국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당 선도 가능하다고 볼 때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오바마가 당선되는 것이 세계의 대기운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낙선될 확률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만약 오바마가 낙선될 경우에는 그 패배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라는 문제가 자못 중요하게 대두된다.
일찍이 1960년 9월,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존 F. 케네디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그는 텍사스 주 장로교 교역자협의회 연설에서 “만약 내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낙선될 경우 그 원인이 정치이념의 차이라면 결과에 승복하고 다시 상원의원직으로 기꺼이 복귀하겠지만 만일 낙선의 원인이 나 자신이 가톨릭 신자였기 때문이라면 이는 미국 국민이 대통령이 될 균등한 기회를 유아세례를 받는 순간 비참하게 박탈해버리는 반역사적 행위로서 인류역사의 눈은 물론이지만 온 미국국민들의 눈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 미국국민의 패배를 선언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따라서 만일 오는 11월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가 그의 정치이념의 차이로 낙선한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지만 만약 그가 흑인이란 이유 때문에 패배하게 된다면 온 미국국민의 눈은 물론이고 전 세계 65억의 눈앞에서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인류역사의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나는 본다.
대지는 정직하다. 산천초목은 우리를 기만하지 않는다. 천지자연은 인간을 속이지 않는다. 나무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던가. 인간이 거짓말을 하고 속인다.
그래서 찬송가 405장(나 같은 죄인 살리신)의 작사자 존 뉴턴은 설교자가 배워야할 필수적인 책으로 성경책 다음으로 자연의 책을 들었다.
정직한 대지, 인간을 속이지 않는 대자연의 속성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948년 노벨문학 수상자인 영국의 T. S. 엘리엇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세상은 항상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선악 간의 끊임없는 투쟁’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아담의 원죄로 인해 불가피하게 죄인으로 타락한 인생들이 아닌가 곰곰 생각해본다.
미국의 미술평론가 조나단 반다이크는 프랑스의 농민화가 밀레의 명작 ‘만종’과 ‘씨 뿌리는 사람’을 사랑, 신앙, 노동을 집결한 인생의 성화라고 극찬한 바 있다. 노동 속에 미를 발견한 밀레, 인간은 일할 때가 가장 충실하고 아름답게 보인다고 그는 역설했다. 장 자크 루소는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농부처럼 일하라”고 외쳤다.
바야흐로 미합중국은 건국이후 최초로 흑인 대통령 후보를 오는 11월 대선에서 대하게 됐다.
미국 유권자들은 과연 후보들의 신념과 정치이념, 더 나아가서는 그들이 속해 있는 정당의 정강정책과 무엇보다도 어느 후보가 더 ‘대지’ 같이 정직하고 청렴결백하냐를 면밀히 살펴본 후 깨끗한 한 표를 던질 것인지 아니면 구태의연한 인종의 흑백대결이란 인류역사에 반하는 오류를 범하게 될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본다. 대지는 정직하다. 오늘 11월 대선에서 이 정직한 대지의 순리에 따르는 미국 유권자가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박창호
공인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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