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법안 부결 여파
부시행정부, 법안수정통해 다시 의회 상정할 듯
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마지막 대안으로 여겨졌던 구제금융법안이 연방하원에서 29일 부결됨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 등 월스트릿은 물론 미국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미국 증시 장중에 사상 최대인 70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공황상태에 빠지는가 하면 백악관과 의회 상.하 양원 지도부도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때문에 구제금융법안은 조만간 부시 행정부와 여야 지도자들 간의 비상 대응을 통해 수정을 거쳐 조만간 다시 의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부결사태는 시장의 신뢰회복에 찬물을 끼얹으며 당분간 금융위기 경색을 심화시키는 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구제 금융은 왜 필요한가
미 정부가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의회에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의 승인을 요청한 것은 금융회사의 부실채권을 인수하기 위해서다.
현재 미국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신뢰가 무너져 자금이 돌지 않는 것이다. 모기지에 투자했다가 부실을 안게 된 회사가 언제 파산할지 모르기 때문에 금융회사들간에 아무도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는 신용경색 상태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회사들은 보유한 채권을 시장에 헐값으로 처분해 자금을 융통해보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량채권이건 부실채권이건 상관없이 아예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고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대형 금융회사들이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대책은
구제금융법안을 의회가 이를 일단 불허하면서 정부로서도 당장 자금시장에 숨통을 틔울 방법을 찾기 어렵다.종전처럼 우량채권을 담보로 잡고 국채를 빌려줘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법을 계속 써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금융회사들이 나가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최후의 수단으로 정부가 금융회사들의 채권을 직접 매입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법이 동원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채로 바꿔주는 방법이 아니라 정부가 현찰을 지급하고 직접 채권을 사들이는 조치여서 거래에 참여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그러나 이런 방법은 여태까지 한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데다가 채권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동원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직접 기업이 보유한 채권을 매입하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형성되는 채권가격이 비틀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의회에 구제금융 법안의 통과를 다시한번 호소하는 것 이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는 셈이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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