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형이 마약밀매에 연루돼 있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군 당국은 지난 2004년 아프간 제2도시 칸다하르 외곽에서 트랙터에 적재된 콘크리트 블록 밑에 다량의 마약이 숨겨져 있는 것을 적발해 트랙터를 압수하고 상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이 마약을 적발한 아프간군의 지역 사령관인 하비블라 잔은 상부에 보고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카르자이 대통령의 형인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로부터 압수한 트랙터와 마약을 돌려주라는 전화를 받았다.
NYT가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하비블라 잔 지역 사령관은 나중에 미군 수사당국에서 카르자이 대통령 측근으로부터 트랙터를 돌려주라는 전화를 받은 뒤 통화 내용을 기록했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 2006년에는 미국과 아프간 마약단속반이 아프간 수도인 카불 인근에서 110파운드의 마약을 실은 트럭을 적발했고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의 경호원이자 대리인이 이 마약 선적에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지만 수사는 더 진행되지 않았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형인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는 칸다하르 주의회 의장으로 마약밀매에 개입해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소문이 계속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는 NYT와의 전화에서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마약밀매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나는 정치적 음모의 희생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카불은 물론 워싱턴의 미국 관리들도 카르자이 대통령이 마약밀매에 연루된 형을 감싸고 있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카르자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카르자이 정권을 지원하는 미국의 정책 수행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탈레반 세력의 공세 강화에 따라 미군이 병력을 증원해 탈레반 소탕작전을 전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미국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형인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하는 한편, 외국으로 내보내도록 조언했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은 증거가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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