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중관계 손상 강력 반발..대만 방어용 신중한 입장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미국의 대만에 대한 64억6천만달러(7조9천억원) 규모의 무기판매 결정이 미중 관계 및 양안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이 미국의 대(對) 대만 무기판매 계획 발표에 대해 즉각 `중국의 내정과 국가안보에 대한 간섭’이라면서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 국방부가 대만의 군 현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패트리엇미사일과 아파치헬기를 포함, 64억6천만달러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발표한데 대해 `미중 관계를 손상시키는 행동’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이 대만에 제공할 무기에는 ▲록히트마틴의 패트리엇 미사일 330기 ▲보잉의 아파치 헬기 30대 ▲함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하푼 잠수정 34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182기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와 국민은 중국의 이익과 미중관계를 손상시키는 미국 정부의 행동들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한 클라크 랜트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중국 군부의 반발 정도는 더욱 강렬하다.
후창밍(胡昌明)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통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는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는 것이며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중미 양국 및 양군 관계를 엄중 교란한 것에 대해 중국 군부는 강렬한 불만과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 같은 강도높은 반발로 미뤄볼 때 이번 무기판매 결정으로 미중 관계에는 당분간 냉기류가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결정은 예민한 문제라면서 미중 관계 및 양안 관계의 갈등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대만의 군사력 강화로 `하나의 중국’ 실현이 지연될 것을 우려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자제할 것을 거듭 미국측에 촉구해 왔으며, 그동안 미국도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무기판매 결정을 미뤄왔다.
일각에서는 미중 관계가 악화될 경우 6자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소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부시 행정부의 무기판매 결정이 미중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상반된 관측도 있다.
오히려 부시 행정부가 임기말 대만에 무기판매를 결정함으로써 차기 정부의 부담을 덜어 줬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홍콩침례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장-피에르 카베스탕 교수는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새 정부가 이 판매안을 처리하는 것보다 지금이 훨씬 받아들이기 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결정은 마잉주(馬英九) 총통 취임 이후 밀월 국면에 접어든 양안 관계에도 일정 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마 총통은 미국의 무기판매 결정이 나오자 곧바로 총통부 대변인 발표를 통해 부시 대통령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이는 8년간 미국과 대만간 불협화음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미국과 대만간에 새로운 신뢰의 시대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만의 미국산 첨단무기 구입계획은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때부터 추진해온 정책으로, 마 총통은 취임 이후 양안관계 개선에 비중을 두면서도 `안보상’ 이유를 들어 미국의 첨단무기 구매 정책을 이어갔다.
대만도 양안관계를 의식해 미국으로부터 구입하게 될 무기들이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라고 강조하는 등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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