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역전 대공세’에 오바마 `대세 굳히기’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미국 대선 사상 초유의 흑백대결을 펼치고 있는 공화당 존 매케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는 7일 저녁(미 중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2차 TV토론을 갖고 경제.외교.사회현안 등을 놓고 재격돌했다.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 이후 11일만에 재개된 이날 토론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후보가 매케인 후보를 5%포인트 안팎으로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토론후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이날 토론은 NBC방송 톰 브로코우 앵커의 진행으로 90분간 주제의 제한없이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메일을 통한 유권자들의 직접 질문방식이 대선 사상 처음으로 도입됐다.
여론조사 지지에서 뒤처진 매케인은 첫 질문 때부터 무대를 오가면서 공세적으로 질문에 답한 반면 오바마는 비교적 침착한 태도로 대세 굳히기에 주력해 대조를 보였다.
경제문제와 관련, 오바마는 미국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는 지난 8년간 조지 부시 대통령과 그에 동조해온 매케인의 정책에 대한 최후의 심판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오바마는 차기 정부의 재무장관으로 누구를 임명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워런 버핏(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상당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른 분들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위계층보다 중산층을 위하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은 지금 미국인들은 화가 나있고, 두렵기도 할 것이라며 미국은 에너지 독립과 감세, 개혁정책으로 경제를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재무장관을 통해 불량 주택모기지를 사들이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고, 차기 정부의 재무장관감으로는 이베이의 최고경영자를 지냈던 멕 휘트먼을 꼽았다.
외교.국방분야에서 매케인은 오바마는 이라크전에 대한 병력증파,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과정에서 오판을 했다면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 판단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바마 처럼) 대통령 `직업훈련’을 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매케인은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언급, 이는 이스라엘은 물론 중동 전역에 걸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고, 핵보유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는 이란의 지도자와 조건없이 만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는 매케인은 오늘도 내가 (안보현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을 부추겨서 이라크전을 벌이도록 했으며, 이로 인해 국가예산에 엄청난 주름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케인이야말로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오바마는 또 이란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테러리스트의 손에 핵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들의 핵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하며, 직접적인 대화를 갖고 이란이 변화하지 않으면 참담한 결과를 맞게된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고도 직접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이 발효됐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1만선 밑으로 붕괴한 데 따른 경제위기감을 반영해 경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질문과 답변이 전체토론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시간 정도 이어졌다.
매케인은 국가안보 등 경제 이외 현안에 대한 쟁점화를 통해 오바마에게 압박전술을 구사했으나 오바마 후보도 이에 지지 않고 매케인을 공박, 안보.외교 쟁점현안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매케인의 부인 신디 여사와 오바마의 부인 미셸 여사가 참석해 토론을 지켜봤다.
대선후보간 3차이자 마지막 토론회는 10월15일 뉴욕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릴 예정이다.
ks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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