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 하향 잇따라…신용평가사는 은행권 우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 우려가 높아지며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17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비중(Equal Weight)’에서 `비중축소(Underweight)’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이 2.3%로 7.2%인 대만에 비해 낮고 수급도 좋지 않다. 한국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취약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9일 국내 기업들의 내년 이익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금융기관들이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시장수익률(market weight)’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의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15% 증가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은행들의 이익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UBS는 지난달 한국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췄다.
이들 증권사는 은행업종의 취약성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의 악영향을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에 대한 매도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씨티그룹은 LG화학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고 UBS는 기아차, 골드만삭스는 금호타이어와 신세계에 대해 각각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금융,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등 은행권에 대한 매도 의견도 9월 이후 줄을 잇고 있다.
국내외 경제 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3대 국가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신용등급을 현 상태로 유지하고 있으나 금융업계의 위험에 대한 경계의 시각을 거두지 않았다.
전날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2’,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하며 한국 정부는 세계 금융시장 위기에 맞서 취약성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한국 경제는 단발성 위험에 다소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A’,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이 실패한다면 한국 경제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향후 상황에 따라 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와 S&P는 최근 국내 은행들에 대한 의견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피치도 이달초 당장 한국의 신용 등급을 조정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지만 대외 차입 필요성과 관련해 한국 금융 시스템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가격매력이 높아졌지만 경기침체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투자매력도 많이 줄었다며 은행권의 자금난 우려가 주요 할인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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