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확장 등 대외활동 위축. 감원 등 예상
예상했던 금리 인하였지만 한인 은행들의 표정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앞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로 투자 심리가 단기간에 커지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금리 인하 조치 분석
FRB가 금리를 사상 최저수준까지 낮춘다고 해서 당장 자금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돌변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금리인하 조치가 실물부문과 경제주체들에게 가져다주는 심리적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FRB도 이번 금리인하를 통해 자금 시장이 단번에 호전되기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그러나 통화정책 전문가들은 정책금리가 연 1%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지면 사실상 유동성 함정 (liquidity trap)에 빠져든다는 견해를 나타내 왔다.
유동성 함정은 정책금리를 아무리 내려도 자금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경기진작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경기상황이 나쁘기 때문에 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없어 함정에 빠진 것과 같다는 것이다.FRB가 다시 연 1.00%로 금리를 낮춘 것에 대해 유동성 과잉에 따른 실물부문의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아직 없다. 그만큼 미국의 경제여건이 어렵기 때문이다.그러나 느슨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거품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이런 부작용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는 FRB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한인 은행권 표정
한인 은행권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이자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가 낮춰진다는 것은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라은행의 김규성 본부장은 “(금리 인하 소식에) 힘들고 놀라울 따름”이라며 “한인은행의 대출에는 변동 이자율이 많기 때문에 당장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걱정스럽게 말했다.이번 금리 인하로 한인은행들이 대부분 적용하고 있는 월스트릿 프라임 이자율은 4.5%에 4.0%가 됐다. 대출 금리를 낮춤으로써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이자가 높아서 돈을 못빌리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안되겠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등에 몰리는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한인 은행권에서는 예대 마진이 악화되면서 앞으로 지점 확장 등의 대외적인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 경비 절감 차원에서 인원 감축이나 직원 혜택 축소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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