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위의 가전유통업체 서킷시티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커피전문체인 스타벅스의 실적이 악화되는 등 미국의 경기 하강에 따른 소매업체들의 타격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경기가 어려울 때도 시간제 근로자 채용 등을 통해 고용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했던 소매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거나 매장을 줄이는 것은 고용시장을 더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미국에 721개, 캐나다에 770개 매장을 갖고있는 서킷시티는 10일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자구노력을 위해 이달 3일 미국내 매장의 20%를 폐점하고 6천800명을 감원키로 했던 서킷시티는 파산보호신청에 따라 감원이 8천명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서킷시티 외에도 지난 1년간 파산보호신청을 한 주요 소매업체 체인는 머빈스, 린넨앤싱즈를 포함해 적어도 14개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서킷시티 등 소매업체들의 몰락은 이들 업체가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안식처가 돼왔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 하강이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인 10명 중 한명은 소매업종에 고용돼 있고 경기침체시에도 소매업체의 고용은 비교적 탄력성을 유지하면서 감원도 다른 업종에 비해 더딘 편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작년 11월 이후 일자리를 잃은 사람 4명 중 1명꼴인 32만명이 소매업에서 일했었다. 소매업의 이런 일자리 감소는 지난 10월 실업률이 6.5%로 높아지게 하기도 했다. 특히 실업자 지표에는 소매업분야의 상시근로자에서 시간제 근로자로 전락한 20만9천명 가량을 포함하지 않고 있어 실제 고용의 질은 지표에 나타나는 것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매업 전문가들은 소매업체들의 대규모 감원이 아직 본격화되지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전망은 더 암울한 상태다.
기업 청산 전문업체인 힐코 아프레이절서비스는 문을 닫는 소매업 매장이 올해는 작년보다 25% 증가한 6천100개에 달하고 내년에는 1만4천개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매업 매장이 한 곳당 통상 20~100명을 고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장 폐점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얼마나 심각할지를 추정할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커피전문체인 스타벅스도 소비위축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전날 회계연도 4.4분기 순이익이 540만달러(주당 1센트)로 작년 동기의 1억5천850만달러(주당 21센트)에 비해 97%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 둔화로 올해 들어 200여개의 미국 내 매장을 줄인 스타벅스는 이런 실적 부진에 따라 국제적으로 매장 개설을 계획보다 줄일 계획이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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