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세계 최강국 미국민들도 구두쇠 작전을 통해 생활고를 헤쳐나가고 있다.
미국인들도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외식 안하기, 여행 덜가기 등 생활비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은 물론 금반지 팔기, 아르바이트 하기 등을 통해 불경기시대를 넘는데 필요한 쌈지돈 마련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미국 전국 일간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의 55%가 주가가 폭락하고, 경기침체가 계속됨에 따라 생활비 지출을 줄였다고 답했고, 비슷한 숫자가 크리스마스 선물비도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다.
세인트 루이스에 사는 주부 니콜 블랙은 최근 20여년동안 끼지 않은 장롱속 금반지를 팔아 은행계좌에 입금했고, 그녀의 남편은 생활정보지 크레이그 리스트에서 출퇴근할 때 동승할 카풀러를 찾아 가스값을 아끼고 있다.
`전략적 소매’라는 단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고소득자들도 주식시장이 폭락함에 따라 구두쇠가 돼가기는 마찬가지. 특히 연봉이 10만달러가 넘는 사람들 조차도 외식을 하거나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해 가는 것을 삼가고, 심지어 고급 커피를 마시는 것조차 끊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지출이 지난 여름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9월에는 지난 1980년대초반 이후 최고로 급감했다.
코네티컷주 브리스톨에 사는 여대생 제시카 새너는 지금까지는 경매 사이트인 e베이를 통해 물건을 구입했으나 주급 300달러의 아르바이트로는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어 최근엔 아파트에서 불필요한 물품을 팔기위해 사진을 찍어 경매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e베이 최고경영자인 존 도나휴는 미국인들은 평균 3천200달러 상당의 불필요한 물품들을 집에 보유하고 있는데 불경기가 도래함에 따라 이런 물건들을 내다팔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사추세츠주 웨이마우스의 한 보석가게는 최근 들어 상점 유리창에 `금 삽니다’라는 팻말을 내걸었다. 이 가게의 주인은 돈이 필요한 젊은 사람에서 부터 생활비가 필요한 노인 그리고 약값마련을 위해 결혼반지를 팔려고 오는 사람 등 슬픈 사연이 많다고 전했다.
생활비를 절약하는데 있어 가장 먼저 이용되는 것은 외식 줄이기로, 지난 9월 레스토랑 운영자 3명중 2명꼴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보고할 정도였다.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주부 수잔 포트는 일간지 일요판에 딸려오는 할인쿠폰을 오려가 식료품 구입시 한푼이라도 절약하고 있다.
버지니아주에 사는 사브리나 아킨스는 회사에서 행정보조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퇴근후 야간과 주말에는 백화점 경비와 화장품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3가지 일을 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부업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수가 지난 10월의 경우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해 192만명에 달했다.
연봉이 21만달러가 넘는 고소득자들 중에서도 절반이 작년에 비해 명품 핸드백 등 비싼 고가제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답할 정도로 고가품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이밖에 극장에 영화구경을 가는 대신 1달러를 주고 DVD를 대여해 보는 것은 물론 관광여행도 가급적 삼가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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