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스너 기용설에 뉴욕 주가 폭등
키신저, 힐러리 국무기용 윈-윈 카드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에 이어 대공황 이후 최대 금융위기를 해결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되는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에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기용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미국의 외교를 관장하는 국무장관직을 수락할 용의가 있다고 측근을 통해 밝혔다.
이처럼 오바마 행정부의 `투톱’인 재무와 국무장관의 진용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재무장관 후보의 내정이 사실상 발표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내년 1월20일 이전까지 가장 크게 우려됐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재무장관을 누구로 하느냐는 오바마 정권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그리고 재무장관 내정과 동시에 증권시장에서 곧바로 강력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고 그만큼이나 가장 민감한 내용인 동시에 최고의 관심사로 여겨져왔다.
미국 NBC방송은 21일 오바마 당선인과 동갑내기로 올해 47세인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이날 뉴욕시장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를 무려 6.5% 이상 끌어올리며 다우지수가 이틀 만에 8,000선을 회복하는 폭등 장세를 만들어냈다. 금융시장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의 가이스너의 재무장관 기용 가능성에 기대감과 함께 일단 합격점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이스너가 아시아 외환위기 등 국제 금융위기 극복에 주도적으로 관여해왔고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폴슨 재무 및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함께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월스트리트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의 한 투자전문가는 탁월한 선택이라며 그는 월스트리트에 뭐가 있는지 다 안다면서 가이스너가 폴슨 장관에 이어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사령탑이 되는 것을 환영했다.
가이스너는 미국중앙은행에서 버냉키 FRB 의장에 이은 2인자로, 지난 3월 JP모건이 파산위기에 처한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도록 중재역할을 한 데 이어 9월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보험사인 AIG의 구제를 주도했다.
이처럼 그는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금융위기 해결과정에서 부시 행정부의 폴슨 장관과 인수인계가 필요 없을 정도로 현재 문제해결에 가장 깊숙이 관여해왔기 때문에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가이스너의 재무장관 내정설 이후 후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가이스너는 1988년 재무부에 들어가 클린턴 행정부 시절 로버트 루빈과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밑에서 차관을 지내면서 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가 났을 때 특급 소방수 역할을 했다.
가이스너는 그동안 하버드대학 총장을 지낸 서머스 전 장관 및 폴 볼커 전 FRB 의장과 더불어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들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돼왔다.
이와 함께 힐러리 상원의원이 오바마 당선인이 제안한 국무장관직을 수락하기로 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하면서 힐러리의 국무장관 기용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국무장관은 대통령 승계 순위 4위로 행정부 각료들 가운데 최고위직이며, 힐러리가 국무장관이 되면 미국에서 여성으로서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에 이어 3번째가 된다.
힐러리는 오바마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외교를 비판해왔으며 북핵문제 해결에서 규제보다 협상을 선호하는 입장을 갖고 있고 중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며 러시아에 대해서 민주화 요구를 하고 있다.
퍼스트레이디 출신인 힐러리는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더불어 국제적인 지명도가 높기 때문에 외교에서 미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앞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힐러리의 국무장관 기용과 관련, 탁월한 임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6일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인도경제정상회의에서 힐러리의 국무장관 기용설이 사실이면 두 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오바마 당선인으로선 독립적이고 강한 개성을 지닌 인사를 내각에 임명하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고 힐러리로선 자신이 패배한 사람에게 승복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윈-윈 카드’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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