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복 입고 눈물로 선처 호소 초라한 모습
최소 70세 돼서야 가석방 여부 청문회 가능
전처 및 전처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금세기 최고의 서커스 같은 재판을 받은 끝에 무죄로 석방됐던 O.J. 심슨이 파란만장한 생의 마지막 장을 감옥에서 지내게 됐다. 2명 살해 혐의에 대한 무죄평결이 내려진지 꼭 13년1개월만이다.
심슨은 형량선고 공판이 열리는 이날 법정에 푸른색 죄수복 차림으로 수갑이 채워진 채 출두해 눈물을 머금으며 선처를 호소하는 초라한 모습을 보였지만 판사의 동정을 사지는 못했다. 9년의 실형을 살아야 가석방이 가능하고 최고 33년까지 옥살이를 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 것이다. 그의 나이가 61세이니 70세가 돼서야 가석방 여부를 묻는 청문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날 실형이 선고되자 1994년 비명에 간 아들 로널드 골드만의 억울한 죽음이 심슨의 소행임을 굳게 믿으며 그동안 심슨의 재산권 박탈에 전력을 기울여왔던 로널드의 아버지 프레드 골드만은 법정 밖 인터뷰에서 “죄 갚을 치르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심슨은 이날 법정에서 자신은 누구를 해치려 하는 의사가 전혀 없었고 단지 자신의 물건을 되찾으려 했던 것뿐이었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용서를 빌었다.
심슨은 “누군가를 해치려고 그 곳에 간 것이 아니다”며 “내 물건을 되돌려 받기 위해 갔으며 당시 친구들을 만나 물건을 되돌려 받는 것으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심슨은 친구이자 스포츠 기념품 수집 전문딜러인 한 친구로부터 죽은 전처의 결혼반지와 가족사진을 찾아 딸아이와 아들에게 주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바다 라스베가스의 클락카운티 법정 재키 글래스 판사는 심슨의 호소에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글래스 판사는 형량선고에 앞서 심슨은 “법을 무시했고 무뢰했다”며 “그 방에 총을 가지고 들어갔고 완력을 썼으며 물건을 가지고 나왔다. 네바다주에서는 살상무기를 가지고 저지른 강도로 본다”고 밝혔다.
심슨 변호인단을 이끌어온 예일 갤런터 변호사는 예상보다 가벼운 형량에 안도한다면서도 재판과정에서 판사가 변호사와 증인들에게 야단을 치고 한숨을 쉬는가 하면 증언 내용에 손을 흔들며 혐오스럽다는 표현을 하는 등 배심원들에게 편견을 갖도록 유도했다고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지난달 10월13일 배심원들은 심슨과 공범으로 기소된 클레어런스 스튜어트(54)에 대한 강도 및 납치 등 12개 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 2007년 9월13일 마이클 매클린턴, 찰스 캐시모어, 월터 알렉산더, 찰스 얼리치 등 4명과 함께 라스베가스 팰러스 스테이션 카지노 호텔방에서 스포츠 기념품 전문 브로커 알프레드 비어드슬리와 브루스 프로몽을 권총으로 위협해 심슨의 물건을 빼앗은 혐의다.
당시 이들 브로커들은 6분간 벌어졌던 호텔방의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해 경찰에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강도 등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오던 이들 중 심슨과 스튜어트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재판에서 심슨의 혐의를 인정하는 증언을 조건으로 검찰과 형량조절 합의를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