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여성 경찰관들이 8일 파키스탄 물탄의 한 시장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뭄바이 테러배후’무장세력 LeT 수뇌 체포
서방 젊은이들 요원 훈련·알카에다 연계
미군 보급품 습격까지… 오바마정권 과제로
‘파키스탄: 핵무기와 테러의 교차점’
지난 3일 발표된 테러 위험에 대한 의회 보고서에서 파키스탄에 관한 장의 제목이다.
인도 뭄바이 테러에 파키스탄 무장단체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키스탄이 오바마 차기 행정부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안보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에 가장 중요한 우방이면서도 다음 테러 공격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 테러의 근거지화
핵무기 보유국인 파키스탄은 중앙 정부의 힘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 많고 과거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무장단체들이 알-카에다 등과 연계돼 있다.
하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위원회의 보고서는 앞으로 5년 내에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높다며 미국의 우방인 파키스탄이 본의 아니게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파키스탄 무장단체 ‘라시카르-에-토이바’(LeT)가 파키스탄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LeT는 카슈미르 분쟁에서 인도에 대항하는 무장단체로 과거 파키스탄 정보국의 지원을 받았었다. 파키스탄은 9.11테러 후 이들 무장단체를 금지하고 단속에 나섰으나 여전히 정보국 내에 지지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LeT는 특히 영국 등 서구에서 태어난 과격 젊은이들을 테러요원으로 모집하고 훈련해 알-카에다에 연결시켜 주고 있어 더욱 우려되고 있다. LA타임스가 8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LeT는 인터넷 등을 통해 서방 젊은이들을 수년 전부터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모집, 파키스탄에서 운영하는 캠프에서 훈련하는 등 이슬람 전사들을 지원하는 요원으로 활용해 왔다.
영국 출신 LeT 요원이 파키스탄 기지에서 녹음한 비디오에는 LA에서 왔다는 젊은이도 함께 있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LeT 훈련 캠프를 거쳐 알-카에다에 가입한 서방 출신 젊은이들 중에는 지난 2005년 52명의 목숨을 앗아간 런던 교통시설 테러범들의 지도자와 호주 출신 ‘탈레반’이었던 데이비드 힉스 등이 포함됐다.
▲미군 보급로 급습 증가
더구나 파키스탄 무장 세력의 활동이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무장 괴한들이 파키스탄 북서부에 있는 페샤와르 물류집결소 2곳을 급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수송되던 미국 등 서방 연합군 전투차량 160여대를 전소시켰다. 이어 8일에는 탈레반이 페샤와르 외곽의 한 컨테이너 터미널을 습격, 아프간 주둔 연합군의 보급품이 담긴 50개의 컨테이너를 파괴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자국 내 무장세력 LeT가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한 인도의 대응 요구를 받아들여 8일 LeT 근거지를 급습, 관련 인물들을 체포했는데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LeT 사령관인 자키우르 레만 라크위가 포함됐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보국 내에 LeT를 비롯한 카슈미르 무장 세력과 탈레반 세력에 동조하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의회 보고서는 차기 대통령과 의회에서 파키스탄에 관해 포괄적인 정책을 채택할 것을 권하면서 군사, 경제 및 외교적 수단으로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은신처들을 제거하고 파키스탄이 보유한 핵무기와 생화학 물질을 안전하게 하는 한편 과격주의 이념을 패배시키는 한편 아시아의 핵무기 경쟁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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