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협, 동인지 출판기념 겸해 색다른 ‘문학의 밤’
회원ㆍ일반인 함께 자작시 낭송
노래 부르며 시화전까지 곁들여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지부(회장 김학인)가 13일 시애틀 빌립보 장로교회에서 마련한 ‘문학의 밤’은 언어의 유희로만 느껴진 문학이 일반인들에게 한 발짝 다가와 함께 할 수 있음을 확인해준 행사였다.
동인지‘시애틀문학’ 출판기념과 송년모임을 겸해 치러진 이날 행사에서 시와 수필이 노래와 곁들여져 ‘육성의 언어’로 참석자들과 어우러졌다.
참석자들은 “이민자의 삶 속에서 서성이는 모국어를 부여잡고 힘겨운 사투를 벌인 결과물이었을 시와 수필이 삶의 희망과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마침 첫눈이 내린 날에 열린 이날 행사는 전에 시애틀지역에서 치러졌던 문학 행사와는 많은 점에서 색달랐다. 회원들이 자신이 쓴 시와 수필을 낭송하는 것뿐 아니라 시처럼 아름다운 가사를 담은 노래도 불렀고, 그림을 곁들인 시화전도 함께 선보였다.
한국의 ‘서정시학’으로 등단한 기성작가인 정혜영 시인을 비롯해 김충일ㆍ송명희ㆍ이춘혜ㆍ임 풍ㆍ이경자ㆍ송명희ㆍ유은자 시인과 수필가인 문갑연ㆍ문 선ㆍ이경철 씨 등이 자신의 작품들을 낭송했다.
특히, 행사장을 찾은 참석자들이 직접 나와 자신의 애송시를 낭독하는 순서에선 모두가 성우가 되고 작가가 된 듯했다.
이하룡 총영사는 자신의 애송시로 김수영 시인의 ‘풀’을 낭독했다. 땅 위에 돋아 나 있는 풀이 바람에 나부껴 눕고 울다가 마침내는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웃는다는 내용이지만 민초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표현한 김 시인의 유고작이다. 아마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가고 있는 한인들을 배려했을 듯싶다.
박영민 페더럴웨이 시의원은 도종환 시인의 ‘처음 가는 길’을 읊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지만 자신에겐 분명 처음인 길을 가고 있을 한인들에게 “어렵고 힘들어도 희망과 믿음을 갖고 힘차게 새해를 맞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협회를 출범해 어엿한 문학단체로 키워놓은 김학인 회장은 “현재는 부끄러운 얼굴이지만 내일이면 성숙을 약속 드린다”며 많은 한인들의 사랑을 당부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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