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와 ‘Sorry’ 다큐영화
최홍배 (한국해양대학교 해양영토전략연구센터 소장)
오는 12월31일 다큐멘터리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Sorry, Dokdo)”가 한국 전역의 100여 개 영화관에서 동시에 개봉된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독도를 주연으로 한 이 영화는 동 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미국 쌍둥이 빌딩의 테러 참사를 다룬‘화씨 9.11’을 연상하게 된다.
독도영화를 연출한 최현묵 감독은“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하는 시각을 가급적 배제하고, 독도주민과 풍광,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자연스레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왜 영화 제목은“미안하다 독도야”일까? 도대체 말도 알아듣지 못하는 화산 바위섬에 무엇이 미안하다는 말인가? 영화제작에 적극 참여해 내레이션을 맡은 가수 김장훈의 입을 통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라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즉,“독도는‘다케시마’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지도에서 사라지고 있는데도 독도라는 이름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버린 이름이 바로 독도이다. 이를 지켜주지 못하여 미안하다”는 것이다.
7천만 한민족이 정말로 독도라는 이름을 버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 어느 누구도 버린 적이 없는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동해 바다 작은 섬의 이름을 버릴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누가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에 울분을 느껴야 하고, 누가 그 물음에 대답을 해야 하는가?
독도 영화의 포스터는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을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일본 국화인 사쿠라(벚꽃)와 와라바시(나무젓가락)가 놓여 있는 쟁반 위에 일본의 대표적 음식인 우동 그릇이 있다. 그 안에 일장기가 꽂혀있는 독도가 들어가 있고, 이 독도 우동 한 그릇을 “날로 드시겠어요?”라고 표현하고 있다.
일본이 왜 독도에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일부 학자들은 지정학적, 해양자원학적, 군사학적, 정치학적 등 여러 요인에서 찾고 있다.
필자는 독도 강연을 할 때 흔히“일본은 독도를 대나무 하나 자라지 않는‘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른다.‘다케시마’를 거꾸로 읽으면‘마시케다(맛있겠다)’가 된다고 우스개 말을 한다.
영화 포스터의 우동 그릇에 담겨 있는 독도가 맛이 있어 일본이 먹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필자의 논조가 터무니없지만 일부 청중들의 눈과 입에 웃음이 살짝 지나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독도는 한민족의 보물섬이다. 대한민국 독립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7천만 한민족은 독도를 가슴으로 대하고 사랑하고 있다.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또 다른 정신적 내면세계가 승화되어 있는 곳이 독도이다.
2009년 독도가 평범한 한민족의 삶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켜 주는 이슈가 될 수 없을 까?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 가?
뜨거운 우동 그릇에 빠져 있는 독도와 같이 그 열기가 달구어져 있을 때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그 국물이 식어 버리면 금방 식어버리는 의식으로서는 일본의 치밀한 독도 전략에 맞설 수 없다.
이 영화는 ‘독도를 지키는 데 있어 우리의 무관심이 가장 큰 적’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2009년 한 해 동안 소중한 것을 어떻게 사랑하고 지킬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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