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종종 겪어 봤음직한 가벼운 현상들이 때로는 심각한 질환의 한 증상인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에 피곤하거나 불안하거나 혹은 화가 나는 경우에 손이 잠시 떨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처럼 일과성이지 않고 손뿐만 아니라 신체의 다른 부분, 특히 혀와 머리까지 떨리는 진전이 나타난다면 보다 심각한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진전이 일어났을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해 봐야 하는 질환 중 하나가 파킨슨씨병(Parkinson’s Disease)입니다. 이 질환은 휴식시의 진전과 근육의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신경 질환으로 완치가 불가능하고 종종 영구적인 장애를 남깁니다. 파킨슨병은 뇌의 선조체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부족이 원인이 되어 떨림, 느림, 굳어짐의 3대 증상과 자세반사장애, 보행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이 질환의 환자들은 앞으로 넘어질 듯이 급하게 걷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편 도파민이 충분하더라도 어떤 이유로 인하여 선도체의 신경경로에 장애가 생기면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를 파킨슨증후군(Parkinsonism)이라고 하는데, 파킨슨병과는 구분됩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휴식 시 진전, 느린 운동감각, 식욕 증가, 침흘림, 열에 민감하고, 정서적 불안감 및 판단 저하 등인데 이러한 증상들은 특히 피로하거나, 흥분했을 경우에 더 심해집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교감신경을 전달하는 물질의 전구물질인 도파민의 감소가 이러한 증상의 원인으로 생각되는데 현대의학에서는 도파민의 일부를 인위적으로 공급하여 일부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간주근이라 하여 근육과 관련한 질병을 간과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신의 근육이나 건은 주로 간에 저장된 혈액에 의해 영양을 공급받는데, 이러한 간혈이 충분할 때는 근육이나 건이 정상적인 기능을 나타내지만, 간혈이 부족할 경우 근육의 신전수축이 불리해져 경련, 진전 및 운동불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혈이 부족하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 절대량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질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간혈이 부족해지면, 전신의 혈액도 부족해지고, 이러한 현상이 뇌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뇌는 모든 장기 중 가장 혈액의 공급에 민감한 기관으로 제일 먼저 혈액을 공급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중요하고 민감한 기관이 바로 뇌인데, 혈액의 량과 질이 정상적인 균형을 잃게 되면 여러 가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한방치료는 한약과 침을 병행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작약감초탕은 간의 문제로 인한 근의 통증, 특히 복통에 널리 이용되는 처방입니다. 이 처방은 신경과 근이 만나는 접합부에서 신경을 차단함으로써 근육을 이완시키는 작용이 없어 통증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는 것이 현대의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파킨슨병의 증상완화에 일정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진정과 근육이완에 도움이 되는 혈자리와 뇌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두침요법 등으로 증상완화를 시킬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의 필수영양소를 적당히 공급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은 체내에서 다양한 생리활성작용을 도우므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비타민 B군은 뇌기능과 효소의 활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비타민 C와 E, 그리고 Selenium은 항산화 효과를 갖는데 이것은 증상의 진행을 느리게 하거나 약물치료를 늦추거나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한약 중에서도 항산화 작용, 특히 신경계에 작용하여 항산화 효능을 나타냄과 동시에 진정작용을 갖는 것들이 있는데, 예로 복령, 석창포, 감초, 조구등 등이 있습니다.
조 선 혜
<동국로얄 한의대 교수>
(213)487-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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