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바람 탓 돌발사태 방지
립싱크처럼 연주하는 시늉만
“얼어붙은 손가락은 실제였으나 음악은 실황이 아니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20일 취임식 행사를 빛낸 세계적 첼리스트 요요마와 바이얼리니스트 이츠학 펄만의 4중주 연주는 라이브 공연이 아니라 이틀 전 녹음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일의 추운 날씨와 바람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피아노 줄 끊김 등 예견되는 돌발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것.
준비위의 캐럴 플로먼 대변인은 “날씨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누구도 속일 생각은 없었으며, 이 일이 과거 밀리 바닐리의 사건과 같은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팝 밴드 밀리 바닐리는 립싱크가 적발돼 1989년 그래미 상을 반납해야 했다.
준비위는 녹음 사실 자체를 미리 언론에 알리지 못했으나 그런 가능성을 행사방영을 책임진 NBC PD들에겐 고지했다고 플로먼 대변인은 설명했다.
녹음된 연주에 맞춰 연기하는 일은 해묵은 일로, 적발된 연주자나 가수들은 신랄한 비난에 직면하곤 한다.
밀리 바닐리 이외에도 애쉴리 심슨,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이 그같은 구설수에 휘말렸다.
한편 클래식계에선 이들이 추운 날씨에 공연에 나서게 된 점에 경의를 표하면서 연주자들이 추운 날씨를 딛고 자신들의 애장 악기를 가지고 나올지에 대해 상당한 논란이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요요마와 펄만은 실제로 애장악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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