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총무이사
2월1일로 대한인국민회가 창설 100주년을 맞는다. 대한인국민회는 해외 한인 독립운동의 최고기관이었다고 할 만 하다. 국민회를 중심으로 한인들이 단결하여 독립운동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909년 2월 국민회가 조직되면서 미주 본토에 북미 지방총회를, 하와이에 하와이 지방총회를, 같은 해에 멕시코에는 메리다 지방총회를 두었다. 시베리아, 만주 일대까지 5개 지역에 지방총회를 두고, 다시 각 지방총회 관할 아래 116개소의 지방회를 두었다.
회원은 1만여 명에 이르렀다. ‘무형의 정부’라고 말할 수 있는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는 1912년 11월20일 결성되었다.
그 당시 재미 한인 모두는 국민회 회원이었으며, 의무금이라는 회비를 납부했다. 이렇게 모여진 독립의연금은 ‘한국 독립운동의 젓줄’이었고 독립운동에 막대한 자금이었다. 3.1운동 후 미주의 한인들은 독립의연금, 공채금, 애국금, 혈성금, 국민부담금, 독립금 등의 명목으로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을 거두어 원동(중국)과 구미 각지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1919년 3.1운동 발발 한달 만에 도산 안창호선생은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장 자격으로 2만5천달러를 마련해 상해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했고, 그 후 임시정부 운영비, 각종행사와 사고해결을 위한 합의금 등의 대부분이 대한인국민회를 통해 지원되었다.
1920년대에 발행된 독립공채가 1998년도에 단순히 환율변동만 적용돼 20여만 달러의 액수로 상환된 적이 있다. 그 시대의 경제적인 수단이 노동력에만 의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금액은 엄청난 것이었다. 우리 선조들의 실질적인 삶의 목표는 오로지 대한의 독립이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대한인국민회의 주소지는 창설 후 줄곧 도산선생의 집주소와 같았다. 그러다 1938년 중가주 리들리에서 넥타린을 개발해 성공한 김호, 김원순의 도움으로 오늘의 제퍼슨가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1945년 독립 후 한인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던 것을 대한인국민회 기념관 복원위원회가 중심에 서고, 미주 한인들과 한국 내 관련된 단체들의 성원, 그리고 한국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2003년에 복원되었다.
대한인국민회는 창설 100년을 계기로 내부적으로는 기존의 평면도 판넬식 전시방식을 입체감을 살릴 수 있고 업그레이드도 쉬운 디지털 방식으로 교체했다. 앞으로 교육용 앙케이트를 보완해 전시장 관람객들이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를 손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상중이며, 후세들의 정체성교육에 필수적인 코스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지금도 생존해 계시는 2세 3세들에게 “당신의 조국이 어디냐”라고 물으면 “대한인국민회”라고 회고하는 분들이 있다. 조국이 없던 시대를 살아온 분들의 회고는 많은 감동을 주고,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한인들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망과 변화를 모토로 한 오바마 정부의 최대과제도 경기부양에 집중돼 있다.
조국이 없던 어려운 시절 우리 선조들은 무형의 정부를 통해 임시정부를 세웠고, 조직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속했다. 마침내 독립을 쟁취했고, 오늘날에는 경제대국의 문턱까지 올랐다. 고난을 극복한 강인함과, 강한 교육열은 강한 나라를 만드는 초석이 됐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강한 정신이다.
100주년을 맞는 2월1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기념식을 비롯한 각종행사는 1월31일과 2월1일에 나뉘어 열린다. 한인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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