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월은 흑인들의 인권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인사나 사건을 기념하는 `흑인 역사의 달’(Black History Month)이다.
흑인 역사의 달은 1926년 저명한 사학자 카터 우드슨이 노예해방을 선언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노예 출신으로 흑인 지위 향상에 힘쓴 프레드릭 더글러스의 생일이 2월인 점을 고려해 2월 둘째주를 ‘흑인 역사의 주’로 지정한데서 기원하는 것. 지난 1976년 건국 200주년을 맞아 흑인들의 공헌과 희생을 기억한다는 차원에서 2월 한달로 확대됐다.
올해 흑인 역사의 달은 특히 버락 오바마라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고, 흑인들의 인권향상을 위해 투쟁해온 유색인 지위향상협회(NAACP)가 창립 100주년을 맞게되면서 의미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벤저민 토드 젤러스 NAACP 대표는 2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성이나 소수인종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정(Glass Ceiling)’이 깨질 때마다 이를 축하해 왔고, 대통령은 아마도 가장 높은 유리천정일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 취임을 축하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탄생으로 흑인 역사의 달 행사를 지속할 이유나 NAACP의 존재 이유도 이제 사라진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젤러스 회장은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 기념비적 사건이기는 하지만 인종적 불평등이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과거 대통령들에게 했듯이 앞으로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인종적 평등을 위한 압력을 계속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탄생은 미국 사회의 최대 골칫거리인 인종문제에 해결에 있어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중론. 이를 반증하듯 흑인 역사의 달 행사를 주관하는 `흑인의 삶 및 역사연구 연합회’는 올해의 주제어로 `미국내 시민권의 탐색’으로 정해 흑인들뿐 아니라 다른 소수인종들의 시민권 문제에도 관심을 갖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오는 12일 창립 100주년을 맞는 NAACP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인권단체답게 매우 다채로운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본부를 두고, 전국에 1천700개 지부를 두고 있는 NAACP는 지난 100여년간 미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 투쟁해온 역사를 재조명하고 앞으로의 역할을 모색하는 각종 행사를 준비중이다.
우선 12일에는 전국적으로 100주년을 기념하는 축하행사를 지부별로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폭스 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영화, 텔레비전, 문학, 작곡 등 각종 예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색인종 예술인들을 축하하는 제40회 `NAACP 이미지 수상식’이 개최된다.
또 오는 21일과 7월2일에는 뉴욕에서 각각 NAACP 연례회의와 총회가 예정돼 있고, 오는 5월에는 30-50대의 중견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정의 문제를 논의하는 `NAACP 리더 500인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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