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상승 생활비 압박...타주로 엑소더스
맨하탄 다운타운의 방 두개짜리 작은 아파트 임대료로 매달 2,700달러를 내는 김지운(40)씨는 아들 둘을 데리고 타주 이사를 고려중이다. 아이들을 생각해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하고 싶어도 비싼 임대료와 생활비 때문에 엄두조차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임대료, 식대, 교육비, 의료비용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예전보다 크게 오르는 바람에 우리 같은 중산층은 더 이상 뉴욕에서 살아 갈 엄두를 못내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이웃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단지 맨하탄에 산다고 이유만으로 타지역보다 생활이 넉넉할 것이라는 일반의 시선은 사실상 속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
김씨처럼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인한 양극화 속에서 외곽으로 내몰리는 중산층 뉴요커들이 늘고 있다. 각종 물가 상승과 비용 인상에 따른 지출 증대로 뉴욕시에서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월가 붕괴로 인한 대기업들의 정리해고 및 임금삭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도시 미래를 위한 센터(CUF)’가 5일 공개한 보고서도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보고서는 맨하탄에 거주하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연간 생활비는 75만 달러에서 13만5,000달러 사이로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타주 도시에서는 연간 10만 달러의 생활비로 상류층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UF 센터는 고물가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산층이 자산 가치 하락에 의한 손실과 늘어난 대출이자 부담, 고용 불안 등으로 하류층으로 추락하고 있다. 이들은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뉴욕시를 벗어나 타주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이 같은 탈뉴욕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역 경제의 중심을 맡아온 중산층이 사라지면 지역 경제가 흔들릴 뿐만 아니라 빈부 격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0년부터 2006년 사이 롱아일랜드 지역도 연소득 8만7,500달러~11만6,500달러를 버는 중산층이 19%나 감소했으며 이들보다 적게 버는 ‘중·저소득층(Lower Middle Class)’은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구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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