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찾은 김덕수 목사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날이 갈수록 그 규모와 내용면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인 사회의 양적 성장에 발맞추어 한인 교회들 또한 괄목할 만한 양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고속 성장에 따른 문제들 또한 함께 성장시킨 측면도 있다는 지적들도 존재한다. 한국에서 애틀랜타를 찾은 김덕수 목사는 지난해 2008년 초 ‘건강한 목회를 통해 세워가는 건강한 교회’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 김목사는 양적 성장이 아닌 진짜 건강한 교회의 정의와 그 방법에 대해 담담한 필체로 써 내려간 바 있다. 교회를 넘어 개인까지 ‘건강한 교회 그리고 신자’가 되는 것이 어떤 것 인가하는 물음을 안고 그를 만났다.

- 교회의 양적 성장은 교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또한 관심 있게 지켜보 는 측면이 많다.어떻게 생각하는가?

얼마 전 김윤아라는 가수의 ‘봄날은 간다’라는 제목의 노래를 듣고 이 노래에 소위 말해 ‘꼿혔다’(웃음). 멜로디도 좋지만 이 노랫말이 주는 메시지가 나에게 아주 강하게 다가 왔기 때문이다. 그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은, 자기 인생의 ‘봄날’은 가버리지 않을 것만 같지만 실제로 그것은 말 그대로 순간일 뿐이다. ‘봄날’은 가기 마련이다. 봄날 뿐만이 아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 버린다 . 물론 추억은 아름답고 아련하지만 우리에게 그 이상의 어떤 것도 제공해 주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의 신앙생활은 어떤가 돌아보자. 한국 기독교인들의 ‘열심’은 온 세계에서 인정받을 만큼 정말 특별하다. 각종 헌금 종류도 엄청나고 금식도 자주하고 예배 횟수도 최고일 것이다. 예배 종류도 새벽기도, 전도, 철야, 연말 송구영신 등 손 에 다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의 수준은 그리 성숙한 편이 아니다. 작년은 작년 기독교 전래 200년, 역사에 최악의 해였다. 한국에서 기독교가 ‘개독교’로 명칭 되며 일반인들로부터 박멸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 교회의 ‘봄날’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장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문제가 양산되는 이유가 무엇 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들 스스로가 왜 이런 문제가 있을까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 기독교인들은 열심히 신앙생활은 했으나, 목적 없이 그저 죽도록 뛰거나 최대교회, 최고의 교회가 되겠다는 엉뚱한 목표를 향해 달음질 해 온 경향이 크다. 그것이 기독교 신앙의, 교회생활의 목적이고 그것이 신자의 사명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사명을 등지고 과거의 고기잡이 삶으로 돌아간 베드로는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요한복음 21장 에 나오는 대로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단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는 등 아무 소득도 기쁨도 보람도 의미도 없는 삶을 살았다. 예수님이 그를 찾아 오셨을 때도 처음에 그것을 알아 차리지도 못했다. 그는 예수님의 임재와 관계없이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열심으로 따르던 베드로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도 그렇다. 열심히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신앙생활 해 봤지만 돌아 오는 것은 허망함 뿐 ‘열심히 해도 안되더라’라고 되 뇌이며 예전 삶으로 돌아가는 신앙인들이 넘쳐나는 게 현실이다.

- 그렇다면 그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타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신앙인으로서 사명과 목표를 찾고자 노력하고 그것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다. 베드로를 찾아가신 예수님이 밤새 허탕만 친 베드로에게 오른쪽으로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셨고 그에 따라 그물을 던진 베드로는 그물이 터져나갈 만큼 많은 고기를 잡았다. 그리고는 예수님이 명한대로 그물을 버리고 ‘양을 먹이고 치는’ 사도가 되어 끝내 순교했다. 성경은 여기서 주님을 따르면 고기를 많이 잡는다는 단순한 진리가 아닌 기독교인 으로서 자신의 사명을 알고 행할 때 진정한 의미에서 풍성한 수확을 거둔다는 것을 말해준다. 분명한 사명이 있을 때 우리의 삶이 하나임의 나라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지 하나님의 뜻, 사명과 관계없는 열심은 광신과 맹신 심지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교회의 사명 그리고 기독교인의 사명은 무엇인가?

이제 기독교인 그리고 교회는 달라져야 한다. 먼저 나를 위한 신앙 에서 하나님을 위한 신앙으로 그리고 나의 기쁨을 위한 신앙에서 이웃의 기쁨을 위한 신앙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았느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사랑과 섬김을 쏟았느냐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의 관심사는 교회의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 즉 교회에 소속된 교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심해야 할 것이다 교인들을 우리 교회로 끌어 모으기 위한 문화 교실이 아닌, 정말 주민 봉사를 위한 교회. 그런 그것이 개인과 공동체의 사명에 이끌리는 삶이며, 건강한 교회 그리고 건강한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김은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