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은 현재 130여장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 사진 가운데 백악관을 배경으로 촬영된 사진은 단 한장도 없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건물을 배경으로 링컨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사진 한장이 최근 발견됐다.
특히 이 사진은 기존 링컨의 사진들에 비해 가장 나중에 촬영된 것이어서 링컨의 가장 마지막 모습을 담은 것으로 추정된다.
AP통신은 남북전쟁 당시 북군 총사령관을 지내고 18대 대통령에 오른 율리시스 그랜트의 후손이 그랜트의 개인 앨범에서 찾아낸 빛바랜 사진 한장이 백악관을 배경으로 서 있는 링컨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보도했다.
그랜트의 현손인 율리시스 그랜트 4세(38)는 과거 고조부의 앨범에서 이 사진을 본 적이 있으나 올해 1월 이 사진을 면밀히 살펴보다가 키가 큰 남성의 모습이 혹시 링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수집가이자 링컨의 유품 수집에 열광적인 인물인 케야 모건에게 고증을 의뢰했다.
가로 8.9㎝ 세로 6.4㎝의 이 사진에는 5명의 사람이 등장하지만 백악관 건물을 배경으로 워낙 먼 곳에서 촬영한 탓에 인물의 인상착의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사진속의 인물 가운데 가장 키가 큰 인물의 이미지를 컴퓨터로 확대해본 결과 턱수염을 기른 얼굴과 머리스타일, 체형이 링컨과 거의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사진속의 인물이 링컨이라는 더욱 확실한 증거는 원본 사진의 뒷면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모건의 권유로 그랜트 4세가 앨범에서 사진을 꺼내 뒷면을 살펴본 결과 백악관앞의 링컨이라는 설명문과 함께 1865년 이 사진을 촬영한 매사추세츠 출신의 상업사진사인 헨리 워런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
또 1864∼66년 남북전쟁의 전비 조달을 위해 모든 사진에 부과됐던 정부의 수입인지도 붙어 있었다.
따라서 이 사진은 1865년 4월 암살당한 링컨의 사진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간주된다.
찰스 해밀턴과 로이드 오스텐도프가 공동집필한 `사진속의 링컨’이라는 책에 의하면 워런은 1865년 3월 링컨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여행했으며 링컨의 2기 취임식 직후 링컨의 막내아들 타드를 촬영하면서 타드에게 아버지와 함께 포즈를 취하도록 요청,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이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돼 있다.
모건은 아마 이 사진은 대통령을 촬영한 최초의 파파라치 작품이라고 평했다.
모건은 지난달 그랜트 4세로부터 이 사진을 5만달러에 구입했다.
이 사진의 인물이 설령 링컨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백악관을 찍은 사진 가운데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전문가인 윌 스태프는 이 사진으로 추정해볼 때 링컨은 오늘날의 미 대통령들에 비해 백악관내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태까지 백악관에서 생활하는 링컨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없었던 탓에 백악관내의 링컨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어려웠음을 지적하면서 이런 점에서 이 사진은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평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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