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자유 이념과 전통적 가치를 유지하며 미국내 보수주의의 산실로 불려온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가 정치적ㆍ문화적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11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오렌지 카운티는 백인 중산층이 주류를 이루고 공화당의 텃밭 역할을 하면서 보수주의적 가치를 고수해온 지역이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탄생 등을 계기로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 시절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법률적 논거를 제시해 온 것과 관련해 정치권과 학계 등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계 존 유 교수(UC 버클리대)가 최근 채프먼대 방문 교수로 복귀하자 지역 신문인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1면 기사로 그의 동정을 크게 보도했다.
존 유 교수는 부시 행정부에 가담해 보여준 법률가로서의 행보와 행적을 둘러싸고 버클리대 학생 등과 충돌을 빚었지만 오렌지 카운티에선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는 것이다.
미 공화당 인사들은 자유와 전통적 가치를 내세우며 오렌지 카운티에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왔다.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이 196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될때, 리처드 닉슨이 1968년 대통령에 당선될때, 레이건이 1980년 대선에서 당선될때 오렌지 카운티는 크게 공헌했다.
조지 부시 전대통령이 2004년 재선될 당시에도 오렌지 카운티는 미국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지지표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서구적 보수주의 입장을 견지해 온 지역 신문인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최근 들어 많은 독자를 잃고 있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태를 맞고 있어 시대적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최근 오렌지 카운티는 인구 분포에서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급증하고 젊은 세대들의 의식 변화가 뚜렷해지면서 더 이상 기존의 보수주의 전통을 이어가기가 어렵게 돼 있다.
오바마는 지난 대선 당시 공화당의 텃밭으로 불려온 오렌지 카운티에서 민주당 후보로서 120만달러의 기금을 끌어 모았고 48%에 가까운 놀라운 지지도를 기록했다.
오렌지 카운티 공화당 인사들은 정작 오렌지 카운티의 전반적인 변화상에 대해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카운티 공화당 의장인 스캇 보그는 16년마다 한번씩 정권이 교체돼 왔고 오바마는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지만 우리는 전통적 이념과 가치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카운티 공화당 인사들이 큰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기존 보수주의적 가치를 그대로 고수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건 `그들만의 희망’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뉴스위크는 꼬집었다.
뉴스위크는 기존 오렌지 카운티의 보수주의 이념과 이상이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공화당 인사들이 시대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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