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행사 수를 줄이는 대신 각 행사마다 보다 알차게 운영하겠다고 말하는 이원재 애틀랜타 한인청소년 센터 회장.

지난 주 13일 열린 2009년 애틀랜타 한인청소년 센터 정기총회에서는 현 이원재 회장을 다시 한번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임기 1년인 이 단체 회장직을 3년째 수행하게 되면서 장기집권(?)체제에 돌입했다.
“2년 전 처음으로 청소년 센터 회장직을 맡을 때만 해도 아내와 두 딸들은 무척 반기는 입장이었습니다. 남편과 아빠가 한인 청소년들을 위해 무엇인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꼈기 때문이죠” 17일 오후 그가 운영하고 있는 성제국 한의원의 진료실을 찾았을 때 이 회장은 먼저 2년 전과 지금의 가족들의 반응을 얘기했다. “하지만 이번에 또 다시 회장을 맡게 됐다고 하자 두 딸이 ‘아빠는 밖에 있는 청소년만 신경 쓰고 집안에 있는 청소년은 신경 안쓰냐’며 불만을 나타내더라고요”
어쨌던 이제 고참 회장님에 접어드는 이 회장이지만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기가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뭔가 해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돈’모으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이제껏 행사 위주였던 청소년센터의 사업도 보다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경기가 이렇다 보니 올해 우선 과제가 기금마련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구요. 그래서 올해는 작년에 27개에 달했던 행사를 줄이고 대신 각 행사마다 보다 알차게 운영하려고 합니다. 또 올해는 단순 행사보다는 교육이나 세미나를 많이 해 청소년들이나 부모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려고 합니다”
이 중 특히 교육과 세미나에 대해서 이 회장은 그 동안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다소 다른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즉 이제껏 주로 마약 등 부정적인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던 것과는 달리 앞으로는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세미나를 운영할 계획이다. “정치적으로나 아니면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성공한 인물들을 초청해 그들을 우리 청소년의 롤 모델로 삼게 하는 거죠. 그렇게 하면 학생들은 물론 부모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겁니다.”
청소년센터가 매년 벌이는 행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봄 가을 농구대회와 광복절 기념 마라톤 대회. 이 중 농구대회는 돈도 많이 들고 역사도 오래된 명실공히 한인청소년사회에서 최고의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마라톤 대회는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참여하는 대회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 두 대회와 관련해 실망감과 함께 동시에 기대감도 표했다.
“사실 작년에는 최소한 두 대회 중 하나는 한인회가 후원해 주길 바랬어요. 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무산되고 말긴 했지만 섭섭한 마음은 들더라구요. 물론 한인회 입장에서도 어려운 점이 있었겠지만 올해는 꼭 이루어지길 바래요. 그래야 우리 청소년들도 자신들을 바라보는 한인사회의 기대와 희망도 느낄 수 있구요.”
인터뷰가 한창 진행될 무렵 어느덧 환자상담시간을 체크하는 이 회장에게 마지막으로 내년에도 다시 회장을 할 의사가 있는 지 물어봤다.
“내년에는 정말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신 분이 나왔으면 합니다. 저는 그 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데 올 한해 열심히 터를 닦겠습니다” <이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