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발칵 뒤집은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보너스 지급 문제가 다른 금융기관으로도 확산돼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인터넷판에서 지난해 대규모 손실로 정부 지원을 받고 국유화된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임원들에 ‘잔류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IG가 1억6천500만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키로 하고 핵심 직원들을 회사에 붙잡아두기 위해 지난주에 73명에게 10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주는 등 모두 418명에게 보너스를 지급한 것이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금융기관들의 보너스 지급계획이 불거짐에 따라 여론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패니메이가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일부 경영진에게 47만달러에서 최대 61만1천달러까지 잔류 보수를 지급할 계획이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이클 윌리엄스는 61만1천달러를 받게 돼있고, 부사장인 데이비드 히시에게는 51만7천달러가 지급될 예정이다. 또 수백명의 직원들도 잔류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레디맥도 아직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패니메이와 유사한 잔류 보수를 지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모기지 부실로 양사를 합쳐 1천80억달러의 손실을 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작년 9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사실상 국유화됐다. 정부는 양사에 각각 2천억달러까지 자본을 제공키로 했었다.
이들의 감독당국인 연방주택금융지원국(FHFA)은 양사가 핵심 직원들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잔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을 지난해 승인했으나 AIG의 보너스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보너스 지급계획이 재고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당장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모건스탠리도 잔류 보너스 문제로 도마위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17일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의원(뉴저지주)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모건스탠리가 씨티그룹과 증권부문을 통합한데 이어 브로커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최대 30억달러의 ‘잔류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라면서 이것을 막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메넨데스 의원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증권부문을 통합하면서 지분 51%를 27억달러에 확보한 모건스탠리는 이 합작사 산하 2만여 브로커 가운데 6천500여명에게 특별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 대변인은 이에 대해 지급하려는 것이 보너스가 아니라면서 유능한 인력을 묶어놓기 위해 제공하는 일종의 론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메릴린치가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36억달러에 달하는 연말 보너스를 지급한 것도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뉴욕 검찰은 이를 수사 중이다.
WSJ는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가 BOA와 메릴린치의 변호사에게 메릴린치가 BOA에 합병되기 전인 지난해 36억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데 대한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면서 위원회는 당시 보너스 지급 시점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24일자로 의회에 ‘허위’ 보고한 점을 캐려는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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