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자로 146년 전통 접고 국내 최대 온라인 판 전환
“운영난 일간지들의 방향전환 시금석”
워싱턴주 일간신문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해온 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젠서(P-I)가 17일자를 마지막으로 폐간하고 전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신문으로 전환했다.
남북전쟁의 혼란기였던 1863년 창간된 후 146년간 시애틀과 서북미 지역의 역사를 기록해온 P-I지가 운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날 20쪽 짜리 폐간 기념호를 낸 후 퇴장함에 따라 시애틀엔 다른 많은 대도시들처럼 한 개의 일간신문(시애틀 타임스)만 남게 됐다.
P-I지의 발행인겸 편집인인 로저 오글스비는 16일 아침 편집국에서 전체 직원회의를 열고 지난 60일간 P-I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없어 모회사인 허스트 그룹이 금년 초 발표했던 회사정리 계획에 따라 17일자를 마지막으로 폐간키로 결정했음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이 편집국 소속인 P-I의 167명 직원 가운데 인터넷 판인 SeattlePI.com 요원으로 전환될 20여명을 제외하고 모두 실직하게 됐다. 허스트 그룹은 인터넷 판의 광고 세일즈 직원을 20명가량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P-I는 그동안 편집을 제외한 광고, 인쇄, 배달, 마케팅 등 영업일체를 시애틀 타임스에 위탁해왔다.
허스트 그룹의 신문분야 담당 사장인 스티븐 스워츠는 “지금은 분명히 혁신과 도전의 시대이며 이는 곧 SeattlePI.com이 맞고 있는 시대”라고 강조하고 “디지털 시대의 선두주자인 시애틀이야 말로 이 같은 도전을 하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P-I의 폐간 소식은 라이벌인 시애틀 타임스는 물론 뉴욕 타임스 등 전국의 주요 일간지들이 모두 1면에 크게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모든 신문이 운영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P-I의 대대적 온라인 전환은 신문사 진로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4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P-I지는 주간 발행부수가 11만8,000부로 시애틀 타임스의 199,000부에 훨씬 뒤지지만 인터넷 판은 접속자가 매월 180만 명에 달해 타임스를 앞서고 있다. P-I는 앞으로 인터넷 판에 ‘코스모폴리탄’과 ‘에스콰이어’ 등 허스트 그룹이 발행하는 수많은 인기잡지와 신문의 내용을 전재하는 한편, 놈 라이스 전 시애틀 시장, 마리아 구들로-존슨 현 시애틀교육감, 존 맥케이 전 시애틀 연방검사 및 두 명의 전 워싱턴 주지사를 새로운 고정칼럼 기고자로 보강했다.
한편, 시애틀타임스는 P-I의 폐간으로 지난 1983년 이후 계속돼온 공동운영협약(JOA)이 종식됨으로 인해 P-I의 위탁운영에서 들어오는 수입이 없어지게 돼 운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임스의 한 간부는 “P-I의 종간 결정이 아니었더라면 우리의 생존이 불확실해졌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시애틀이 한 개의 일간신문도 갖지 못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전망한다. 타임스, 뉴스 트리뷴, 올림피안 등 주요 일간지들은 P-I의 폐간과 때를 맞추어 직원을 15~30명씩 감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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