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조씨 아파트 내에 사무실
무면허 투자회사 운영 드러나
피해자와 알고지내는 사이였을듯
투자관련·원한 등 범행동기 추정
6년 동안 용의자가 체포되지 않아 영원히 미제사건으로 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던 2003년 5월의 미라클마일 한인모자·베이비시터 총격피살사건의 한인 용의자가 지난 16일 밤 경찰에 체포돼 살인혐의로 기소됐으나 용의자의 범행동기 및 피해자들과의 관계 등 몇몇 의문점들이 남아있어 한인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단연 범행동기. 경찰 수사결과 용의자 조씨가 피해자들과 같은 아파트에 살며 아파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투자회사를 운영했던 점으로 미루어 조씨와 피해자인 송지현·민은식씨는 서로 알고 지내온 사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와 관련된 금전문제 또는 기타 개인적 원한이 범행동기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LAPD는 당초 초동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 사건을 면식범 또는 강도의 소행으로 보고 양 갈래 수사를 벌였으나 ▲피해자 3명의 시신이 화장실에 모아진 채 발견된 점 ▲사건이 발생한 르네상스 아파트가 평소 보안이 잘 되어있어 외부인이 드나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 ▲2세에 불과한 유아까지 잔인하게 총으로 살해한 점 등을 이유로 사실상 아파트 출입이 용이한 면식범의 소행에 무게를 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용의자 검거사실을 전격 발표한 18일 ‘과학적 물증’(scientific evidence)을 확보했다고 언급한 점도 관심을 끈다. 향후 형사재판 과정에서 용의자 조씨의 유죄가 확정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경찰이 범행 현장에서 움직일 수 없는 DNA 물증을 채취했고 오랜 기간에 걸친 정밀분석 작업 끝에 조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영원한 미제사건이 될 뻔했던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돼 기소됨에 따라 사건의 해결을 바랬던 피해자 가족과 친지 등 많은 한인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미라클마일 사건 일지>
▲2003년 5월5일 - 한인타운 인근 르네상스 아파트 안에서 송지현씨, 아들 현우군, 베이비시터 민은식씨 등 3명 총 맞고 숨진 채로 발견
▲2003년 5월8일 - LA카운티 검시국, 송씨 등 3명 총격으로 사망 공식 확인
▲2003년 5월8일 - 송지현씨 남편 송병철씨, 본보 인터뷰 통해 심경 피력
▲2003년 5월10일 - 피해자 3명 합동장례식
▲2003년 6월3일 - LAPD, 송지현씨 남편 송병철씨 업소 압수수색
▲2009년 3월16일 - 미라클마일 사건 용의자로 한인남성 로빈 조씨 검거
▲2009년 3월18일 - 로빈 조씨 살인혐의로 검찰에 기소, 인정신문서 무죄 주장
2003년 5월5일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서 검시국 직원들이 피해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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