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첫 강연…150명 운집 ‘성황’
▶ “남북한 통일 후‘통일문학’대두”
“수집 자료 토대로 유작 남길 터”
16일, UBC아시아학과 주최․본보 후원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의 작품을 쓴 한국문단의 대표적 작가 조정래 소설가(67세)가 16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아세안센터에서 최근 작품 <오 하느님>에 대한 영문판 번역 기념으로 독자들과 만나 격의 없는 대화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한국문학에 관심 있는 한인과 캐네디언 등 약 15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아시아학과 주최, 한국일보 밴쿠버지사 후원으로 열린 이날 조정래 작가와의 대화는 <오 하나님>의 작품을 영문으로 번역한 브루스 풀턴 교수(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아시아학과)와 조 작가의 영문판, 한글판 작품 낭독에 이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조 작가는 영문판으로 번역된 <오 하나님>은 “한국민족이 강대국에 이끌려 일본으로, 중국으로, 소련으로, 독일로 끌려가 죽임을 당한 슬픈 역사이야기”라면서 “그렇지만 이 소설이 단지 한국 민족이 겪은 이야기 만이 아니라 이 세상 약소민족이 겪은 얘기”라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또 “<오 하나님>의 작 품을 한국의 얘기로만 치부할 경우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50%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 20세기에 강대국에 의해 약소국의 민족들이 자유 평등 평화라는 미명하에 무려 1억 명이나 희생됐음”을 상기시켰다.
조 작가는 “강대국에 의한 약소국 지배구조가 21세기에도 변화되지 않아 21세기에도 약소국민 1억 명이 희생될 수 있어 인류의 참사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소설을 쓰게 됐다”고 작품을 집필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날 행사는 조 작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둘러싼 궁금증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 작가는 해박한 지식으로 때로는 평범한 진리의 말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며 다소 딱딱할 수 도 있는 대화의 시간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섞여가면서 한 올 한 올 풀어내면서,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되어 있는 한민족의 시대상황을 기반으로 한 문학의 소재인 ‘분단문학’에 대한 방향성과 통일 후의 ‘통일문학’의 태두 필요성 등에 대해 언급했다.
조 작가는 “<태백산맥> 작품이 쓰여 지기 이전에 남한과 북한 작가들에 의해서 쓰여 진 남북한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한쪽의 체제를 옹호하는 ‘분단문학’이었으며, 비로소 <태백산맥> 작품부터 ‘분단극복문학’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작가는 “죽기 전에 남북한 통일을 못 볼 것” 같다면서 “그러나 통일이후 통일된 상황에서 분 단을 바라보는 ‘통일문학’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향후 ‘통일문학’의 작품을 유작으로 집필할 계획”임을 밝혔다.
조 작가는 “작품을 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료에 대한 철저한 준비”라고 말하면서 “<아리랑> 작품을 쓰기위해 지구 3바퀴 반을 돌 정도로 발품을 팔아 충분한 자료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안연용기자 vancouver@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