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 접경지대에서 취재 도중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취재진을 도왔던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19일 기자들이 탈북자 취재를 하다 의욕이 넘쳐 우발적으로 사건이 벌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뉴욕에 체류 중인 천 목사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 17일 오전 6시께 그들과 마지막 통화가 됐을 때 연길에서 취재를 마쳤다고 해서 단둥지역으로 가서 국경지방을 취재하라고 했다면서 그때까지 유나 리와 계속 통화해왔다고 말했다.
천 목사는 국경 지역 취재시 북한 쪽으로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 주의를 줬으나 이들이 취재의욕을 부리다 이를 어겨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투먼 등의 북-중 국경 일부 지역은 강 폭이 좁고 경계가 불분명해 무의식중에 월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고원인에 대해 특별한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안내자와 취재기자들의 과잉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지역은 위험하다고 분명히 지적했고 안전한 방법이 있으니 나와 의논한 뒤 행동하라고 일러줬는데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천 목사는 연길에서 가까운 두만강변 국경을 취재하다가 사건을 당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그들은 이번 주 토요일까지 단둥에서 취재하고 철수할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억류된 미국 취재진이 2∼3개월 전부터 취재의사를 밝히며 지원을 요청해왔으며 지난 11일 한국의 사무실을 찾아와 탈북자 실태를 취재하고 싶다고 해서 자문해 줬다고 설명했다.
미국 취재진은 한국계와 중국계 미국인, 그리고 유럽계 미국인 등 3명이었으며 이중 남자 촬영기자 1명은 억류되기 직전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천 목사는 전했다.
천 목사는 이어 해외언론의 탈북자 취재요청이 와도 위험하기 때문에 자신이 종종 반대하곤 한다면서 이번 취재진도 서양인은 눈에 띄기 때문에 아시아계로 선발했고 유럽계 미국인인 촬영기자도 사람을 만날 때는 촬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고 설명했다.
천 목사는 이번 사건의 전망과 관련해 이들이 잡힌 직후 북한이 미국에서 제공하는 쌀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조만간 미사일을 발사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묘하게 꼬여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파문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미국과 북한이 협상상대로 가까워질 수도 있으니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 국적의 여기자는 케이블TV 네트워크인 커런트TV의 소속 중국계 로라 링과 한국계 유나 리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과 함께 중국으로 출국한 커런트 TV 제작진인 미치 코스의 억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뉴욕=연합뉴스) 최재석 김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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