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딸보(Chateau Talbot)
▲생산지- 보르도 오 메독 쌩 줄리앙
▲등급- 보르도 그랑크뤼 4등급
▲포도 품종- 캐비넷 소비뇽 66%, 멜로 26%, 쁘띠 베르도 5%, 캐비넷 프랑 3%
▲와인 타입- 레드/드라이/미디엄 바디와 풀바디
▲특징- 색깔은 진한 루비빛을 띄고 있으며 삼나무와 바닐라의 느낌과 까시스 열매와 잘 익은 검은 과일의 풍부한 아로마와 부케를 가지고 있으며 맛은 힘차고 강하며 동시에 감칠 맛이 난다. 풍부하게 녹아있는 탄닌을 느낄 수 있다.
백년전쟁 영국 장군 이름 딴
‘샤또 딸보’ 외우기 쉽고 친숙
보다 짧고 보다 감성적으로 어필하며 보다 외우기 쉬운 그런 이름. 브랜드 네임은 때로 한 상품이나 기업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코카콜라가 그렇고, 마이크로소프트, IBM, 나이키 같은 브랜드가 그렇다. 때로 어떤 상품은 그 이미지를 쉽게 어필하기 위해, 또는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유명인의 이름을 직접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샤또 딸보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백년전쟁은 프랑스와 영국이 지금의 보르도 지방을 두고 치른 100년간에 걸친 전쟁이다. 당시 프랑스는 국왕의 통치력이 약해 아키텐(지금의 보르도), 노르망디, 부르고뉴는 공작령으로, 상파뉴, 브리타뉴, 앙주는 백작령으로 왕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었다. 문제는 1137년 프랑스의 왕이던 루이 7세와 당대의 여걸이자 프랑스 남서부에 광대한 영토를 가졌던 아키텐의 알리에노르(Eleonore)가 결혼하면서, 결혼조건에 이 땅들을 왕실 직영으로 편입시키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던 것에서 비롯된다.
후에 알리에노르는 루이 7세와 결별하고 앙주의 백작이자 노르망디의 공작인 앙리와 재혼하면서 지참금으로 자기 소유의 땅을 몽땅 가지고 가버리는데, 이 앙리가 2년 후에 영국의 왕, 헨리 2세(유명한 사자왕 리처드의 아버지)가 되는 기묘한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1154년 헨리 2세가 왕위를 계승받게 되었을 때, 그는 본래 갖고 있던 앙주 땅과 함께 노르망디, 브리티뉴, 리무쟁, 가스꼬뉴, 아키텐까지 프랑스 왕국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백년전쟁의 싹이 되었다.
하지만 보르도가 영국에 속했던 이 시기에 보르도 와인은 영국을 통해 유럽 전역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와인의 명산지로 명성을 쌓게 되었다. 완벽한 기후와 토양조건에 무역항으로서의 보르도항까지 갖춘 보르도가 와인 재배와 판매에 최적지로서 유럽에 입지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백년전쟁의 끝에서 우리는 잔다르크와 딸보 장군을 만나게 된다. ‘잔다르크’라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자. 백년전쟁 말기, 혜성처럼 나타난 잔다르크는 오를레앙으로 진군한다. 이교도의 손에서 프랑스를 구해 내자며 진군하는 잔다르크는 비록 적이지만 희생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단신으로 적진에 달려가 이렇게 명령한다. 나는 피를 보고 싶지 않다. 그러니 그냥 물러가라.” 이 때 이 말을 고뇌하면서 퇴각했던 영국 장군이 바로 톨벗(Talbot), 불어식으로 발음하면 딸보이다. 그는 까시티옹 전투에 참여해 끝내 장렬하게 전사하게 되는데, 샤또 딸보는 이 영국군 장군 톨벗을 기려서 와인에 이름을 붙인 것이다.
프랑스의 상징인 와인에, 그것도 백년씩이나 철천지원수로 싸운 적장의 이름을 붙이다니… 딸보 장군의 면모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 그 기개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와인 가이드’
(김기재 지음·넥서스 Book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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