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밥상 ‘맛’도 좋아
상다리가 휘청, 임금님 수랏상도 부럽지 않아.
같은 재료를 사용해서 음식을 만들더라도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맛이 난다. 결국 음식 맛은 손맛인 셈이다. 그리고 손맛은 정성이 가미된 맛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요리사의 손맛에 감동을, 혹은 실망을 느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맛은 물론 멋과 정성까지 담아 음식을 내놓는 오클랜드의 ‘수라’는 손님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수라’가 추천하는 최고의 음식은 비빔밥. 미네랄이 나오는 돌솥에 낙지, 홍합, 버섯 등을 넣은 돌솥 비빔밥이나 오색야채를 정갈히 담은 야채 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도는 감칠맛일품의 건강음식이다.
직접 요리를 하는 정은숙 사장은 세계인과 입맛을 공유할 수 있도록 토속적인 맛을 기본으로 하면서 사찰음식, 전통음식을 조리해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으로 변화를 주었다. 게다가 맛은 물론 시각까지 사로잡을 수 있도록 천연색을 사용해 음식을 만든단다.
비빔밥에 올라온 각종 야채는 물론이거니와 밑반찬으로 올린 붉은 빛이 감도는 물김치는 비트(beet)라는 무우를 갈아 천일염을 하여 만든 건강식이다. 또 묵을 만들때도 강황이라는 커리 원료를 사용해서 염색하는데, 커리는 항암성분이 강한 재료이자 색깔까지 고와 보기에도 좋다고. 그러나 음식색깔이 너무 고와 항간엔 색소를 쓴다는 이야기가 떠돌아 충격을 받은 뒤 테이블마다 메모를 통해 고운 색깔은 색소가 아닌 천일염임을 설명하고 있다고.
늘 ‘음식은 약’이라고 생각을 잊지 않는다는 정사장은 MSG 안 쓰는 것은 기본이며 된장은 물론 간장까지 직접 만들어 사용할 뿐 아니라 다시는 가정식 조미료를 만들어 쓴다.
배고파서 끼니를 해결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그녀는 한끼를 먹어도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즐기면서 먹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공부를 해서 세계인이 먹으면서 건강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약이 되는 음식, 명품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게 정 사장의 포부다. “나랏님보다 귀한 분들이 고객인데 그런 분들에게 좋은 음식 내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 아니겠냐”며 깨끗한 음식, 건강한 음식인 건 장담할 수 있다고 정 사장은 자신있게 덧붙인다. 식사 후 손님들의 ‘맛있다’는 한마디가 가장 기쁘다는 정사장에게 식사중이던 한 단골손님이 “수라는 맛은 물론 홀서비스, 주방서비스 모두 최고” 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수라의 또 한가지 특징은 손님의 불만을 절대 흘려듣지 않는다는 것. 음식에 관한 부주의나 소홀함이 있을 시에는 출입구에 건의함이 마련되어 있으니 언제든 사용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요리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실수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고, 그것에 불쾌했다면 손님은 그 권리를 당당히 찾아가야 하지 않겠냐고 뜻에서다.
수라만의 특별한 서비스가 하나 더 있다. 뒷뜰에 만남의 장소를 마련해 놓은 것. 커피와 차를 무료로 제공해주며 언제나 개방되어 있다. ‘카페 수라’라 생각하고 식사하러 온 손님뿐 아니라 지나가는 행인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자고로 음식은 주인을 닮는다고 했다. 수라에 가서 테이블 위에 빼곡히 차려진 음식을 마주하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올 것이다. 수라의 음식에는 주인의 정갈함이 그대로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멋과 맛을 갖춘 건강식 밥상을 받고 싶다면 ‘수라’에 가보자. 나랏님도 만족할 만한 한 상 휘어지게 올라온 수랏상이 ‘행복한 만찬’을 만들어 줄 것이다.
주소 : 4869 Telegraph Ave. Oakland, CA94609
전화 : 510-654-9292
영업시간 : 주7일 11am-10pm
<권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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