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경제난 타개를 위해 막대한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7천870억달러의 경기부양자금을 투입중인 가운데 미국 곳곳에서 정부의 과도한 지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조세저항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막대한 정부 지출을 막도록 의회에 압력을 넣고, 주정부들이 연방 경기부양자금을 거부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성실한 일반 납세자들간 연대구축을 위해 `티 파티즈(tea parties)’라고 명명된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
티 파티즈 소속 회원들은 연방 세금신고 마감일인 15일을 기해 전국 500여개 도시 및 타운에서 동시 다발적 집회를 갖고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
`티 파티즈’란 명칭은 영국의 지나친 세금 징수에 반발한 미국의 식민지 주민들이 인디언으로 위장해 1773년 12월16일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던 차(茶) 상자를 바다에 버린 사건으로 미국 독립전쟁의 불씨가 된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에서 따왔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7천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3조5천억달러 규모의 2010 회계연도 예산안 등 엄청난 재정지출 및 적자에 반대하고 있다. 또 부실 모기지에 대한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도 그동안 성실하게 모기지를 갚아온 사람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나며, 성실한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비판중이고, 금융회사들의 부실자산 매입과 자본확충을 위한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도 반대한다.
이 운동은 지난 2월19일 CNBC의 릭 샌텔라이가 부실 모기지 구제를 위해 750억달러를 투입키로 한 오바마의 결정에 대데 아주 잘못된 행태에 보상을 주는 꼴이라면서 보스턴 차 사건을 언급하며 `새로운 차 사건을 벌일 때가 됐다’고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비록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애틀랜타, 덴버, 세인트 루이스 등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관련 시위와 집회를 열어왔고, 신시내티에서는 6천여명까지 모일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들은 막대한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출을 늘리는 정치인 및 워싱턴 정치에 `사형(私刑)을 가하자’ 또는 `근로윤리를 회복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보수주의자 및 자유주의자들이 주도하는 이 운동은 특히 정보화시대의 첨단매체인 `유 튜브’ `페이스 북’ 등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고 조직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98년 시작됐던 진보 성향 온라인매체 `무브온(Moveon.org)’의 초기 양상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운동이 향후 여론의 호응을 받아 확산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일단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보수적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리지트 웨그너는 지난 70-80년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됐던 재산세 경감운동과 같은 조세저항처럼 번질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시간대학의 세금역사 전문가인 루벤 아비-요나 교수는 이 운동이 현재 얼마나 대중들의 정서를 대변해 주는지 의문이라며 상당수 중산층 계층들은 이 운동의 취지에 별로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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