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체급에서 10회 세계챔피언 오른 복싱 ‘골든보이’
10여년 이상 세계 복싱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던 ‘골든보이’ 오스카 델 라 호야가 은퇴를 선언했다.
6체급에 걸쳐 총 10차례 세계챔피언에 올랐던 세계 복싱의 ‘골든보이’ 오스카 델 라 호야(36)가 마침내 17년 프로복서 커리어를 마감하고 글러브를 벗었다. 현 세계복싱 최고스타중 하나인 델 라 호야는 14일 LA 다운타운 스테이플스센터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복서로서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스트LA 출신인 델 라 호야는 코미디언 조지 로페스와 전 복서 겸 배우 미키 루크,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 등과 수 백 여명의 팬들이 지켜본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끝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시는 링에 서지 않을 것”이라고 복서로서 은퇴를 선언했다.
통산 39승(30KO)6패의 전적으로 커리어를 마치게 된 델 라 호야는 “나는 복싱을 위해 태어났다. 복싱은 내 삶의 사랑이었고 전부였다”면서 “내가 더 이상 최고 레벨에서 싸울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복서 커리어를 계속하는 것은) 팬들과 내 자신에게 옳은 행동이 아니다”고 은퇴이유를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때때로 터져 나오는 눈물을 억제하려는 모습을 보인 그는 “오늘 아침까지도 은퇴결정을 놓고 고민을 계속했다”면서 “이제야 왜 운동선수들이 그처럼 은퇴결정을 내리기를 힘들어하는지 이해가 된다. 그처럼 열정을 갖고 해 온 일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아직도 열심히 훈련할 수 있고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최고레벨에서 경쟁했던 선수로서 내 자신의 베스트를 보여줄 수 없음을 알면서 링에 오를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 자신과 팬들에게 공평치 못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프로로 전향한 델 라 호야는 지난해 12월 라스베가스에서 필리핀의 매니 파퀴아오에 8라운드 TKO로 무릎을 꿇은 뒤 4개월만에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델 라 호야는 두 체급이나 올려 링에 오른 파퀴아오보다 월등한 체격조건을 갖고 있어 우세가 예상됐으나 정작 경기가 시작되자 파퀴아오에 시종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8회 TKO로 무너져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이 경기까지 포함, 마지막 7차례 복싱매치에서 4패를 당한 것이 복서로서 그가 완연한 하강세임을 입증했고 그것이 결국 이날 은퇴결정으로 이어졌다.
비록 15년 이상 세계 복싱의 최고스타중 하나로 군림했으나 델 라 호야의 최고 전성기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약 5년여간이었다. 1997년부터 세계 최고의 파운드-포-파운드 복서로 평가받기 시작한 델 라 호야는 지난 2002년 9월 라스베가스에서 펼쳐진 세계 수퍼웰터급 통합타이틀전에서 당시 WBA 챔피언이었던 바르가스를 11회 KO로 꺾고 통합 챔피언에 오르며 세계 최고의 복서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 후반기는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 바르가스를 꺾은 이후엔 진정한 강자를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 하나도 없었다. 2007년 5월 2-1 판정으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에 WBC 수퍼웰터급 타이틀을 빼앗기는 등 필릭스 트리니다드, 셰인 모슬리, 버나드 합킨스 등과의 빅 매치에서 모두 패했다. 마지막 타이틀은 지난 2006년 5월 리카르도 마요르가를 꺾고 WBC 수퍼웰터급 타이틀을 따낸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복싱커리어가 갈수록 하강곡선을 그은 것과 달린 티켓오피스에선 그의 파워는 계속 정상을 지켰다. 그가 나서는 매치들은 페이퍼뷰에서 엄청난 수입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골든보이 프로모션이라는 회사를 통해 복싱 프로모터로도 활약하고 있는 델 라 호야는 선수생활을 접어도 프로모터로서 복싱계에서 계속 활동할 예정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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