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로마이알지아(Fibromyalgia)란 질병을 아세요? 한국 사람들에겐 낯선 이 질환은 미국 사람들 중 4%가 겪고 있는 난치성 질환입니다. 한국어로 병명을 옮기자면 섬유근통인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이지 않아서 생소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 질병을 통해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 본원을 찾은 40대 중반의 한 주부도 섬유근통증으로 고생을 하다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환자는 마흔을 넘어서면서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유도 없이 온 몸이 쑤시고 결리는 것은 물론 두통이 자주 발생하고,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무슨 큰 병인가 싶어 병원에 갔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만 받았을 뿐,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 채 통증은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갱년기 우울증에 걸린 것이 아닌가 의심했고, ‘실제로 아픈 것이 아니라 혹시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사들의 정신과적 진단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받게 된 진단은 파이브로마이알지아, 섬유근통이었습니다.
섬유근통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물론 치료 방법도 뚜렷하지 않아 난치성 통증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됩니다. 이 질병은 특정 근육과 근막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근육세포 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어 정상적인 ATP 생산이 되지 않아,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통증의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척추에서부터 뇌까지 영향을 받아서 결국 작은 자극에서도 큰 통증을 느끼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최근 섬유근통 환자들이 한방 치료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항우울증 약을 처방하는 양의학에서와 달리 한의학 치료에서는 환자의 실질적인 통증을 완화시키고, 통증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침 치료와 추나, 한약치료를 병행하여 환자가 통증이 개선되고 동반되는 우울증이나, 어지러움 불면증도 빠른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섬유근통 환자들의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VST(Vertex Synchronizing Technique) 침법을 통해 유착된 근막에 자극을 주어 근육이 정상적인 움직임이 가능하게 도와주고 경직된 근육을 유연하게 함으로써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들게 합니다. 또 섬유근통 환자들이 통증을 느끼는 부위는 한의학에서 12경락 중 담경, 소장경이 지나가는 자리여서 침 치료로 이 경락의 흐름을 잘 소통시켜 주면 통증 완화는 물론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 만성 피로감, 우울증을 해소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치료 방법이 없어서 고통 받던 섬유근통증 환자들은 한방 치료의 효과에 새로운 희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존스 홉킨스대학은 물론 매요클리닉(Mayoclinic) 등 주류사회의 주요 병원에서도 한방 치료의 효과를 연구해 발표를 서두르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난치성 통증 질환자들이 양방 진통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등의 어려움이 없어서 보다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양방 의사들도 한방 치료를 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본원에서는 이런 난치성 통증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스스로 병을 이겨내고 통증을 조절할 수 있도록 ‘홈 케어 트리트먼트’교육을 합니다. 이런 교육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을 때 병원에 의지하지 않아도 스스로 통증을 조절하고 재발시키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조선혜
<한의학박사·삼라 디스크전문 한방병원 원장>
(213)38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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