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휴교에 맞벌이 부부 우왕좌왕
친지 위문전화도 성가셔
한인학생이 다수 재학하는 뉴욕시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지난주부터 ‘인플루엔자 A(H1N1, 신종 플루)’가 빠르게 재 확산되면서 한인사회가 비상에 걸렸다.
자녀가 어쩌다 기침이라도 하면 놀란 가슴을 달래가며 병원을 찾는 한인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어 한인 소아과 전문의들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밀려드는 진료환자들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병원 응급실마다 환자들이 넘쳐나자 행여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 머물다가 도리어 바이러스 감염 위험지역을 제 발로 찾아간 것은 아닌지 한인들의 불안 증세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그나마 의료보험이 있는 가정들은 진료라도 받을 수 있다는 안도감이 있지만 무보험자 가정들은 행여 빠른 신종 플루 재 확산의 희생양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더더욱 가슴 졸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휴교 조치된 학교에 재학하는 수많은 한인학생들은 메모리얼데이 연휴까지 무려 10여 일 동안 이어지는 공짜 방학을 덤으로 얻게 돼 환호하고 있는 반면, 마땅히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한인부부들은 계획에도 없는 휴가라도 무작정 얻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을 맞고 있어 이래저래 골치만 썩고 있다. 한인들은 가뜩이나 신경 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다 사업이나 관광차 뉴욕을 방문하려던 한국의 친지나 친구들로부터 안부전화를 빙자한 성가신 문의전화까지 빗발쳐 짜증이 두 배로 늘었다는 불평도 터져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여름방학마다 한국 친지들의 방문에 시달리던 일이 지긋지긋했는데 올해는 내심 신종 플루 확산 위험을 핑계로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욕총영사관도 행여 발생할지 모를 한인 동포들의 감염 위험에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있다. 최병선 영사는 “한인 밀집지역 공립학교가 휴교 조치된 점을 미뤄볼 때 한인들의 감염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멕시코를 다녀온 중년의 한인 동포여성이 일주일 전 감염의심 환자로 분류됐었으나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한인 동포의 피해 사례가 공식 확인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뉴욕총영사관은 뉴욕시의 신종 플루 재 확산 기미가 동부지역 대학의 졸업시즌 및 종강과 겹치면서 귀국길에 오르는 한국 유학생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도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또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한국정부로부터 자가진단 키트를 긴급 공수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18일 현재 미국내 신종플루 감염자는 5,000명을 넘어섰고 총 6명의 사망했다. 뉴욕주에서는 이날 15명이 추가되면서 총 감염자가 259명으로 늘었고 이중 뉴욕시는 종전보다 8명이 늘어난 186명의 감염이 최종 확인된 상태다. 이외 낫소카운티가 5명, 서폭과 웨스트체스터카운티도 각각 1명씩 집계됐다.
방은숙 소아과 전문의는 “요즘은 특히 일교차가 심해 중이염과 편두선 감염 증세를 보이는 아동 환자가 늘고 있어 자칫 부모들이 신종 플루로 착각할 수 있다”며 “학부모들이 섣불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신종 플루는 다른 질병과 달리 고열과 구토증 및 온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열이 나더라도 다른 증상이 경미하면 충분한 수분과 비타민을 섭취하고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증상이 의심되면 우선 주치의와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뉴욕시의 첫 신종 플루 희생자가 된 IS 238 중학교 미첼 위너 교감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료였던 에멜린다 마뷸레이 수학교사가 18일 학교 정문 앞에 쌓인 꽃과 촛불을 바라보며 슬픔을 억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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