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하지 말아야 할 대학
캘리포니아 소재 UC계열 10개 캠퍼스는 쟁쟁한 교수진과 다양한 전공과목ㆍ저렴한 학비ㆍ온화한 날씨ㆍ화려한 스포츠 팀을 가졌다는 이유로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버클리와 UCLA는 지원자의 25% 미만을 뽑아 유명 사립대학들과 경쟁력에 서 어깨를 겨루고 있다. 하지만 UC계열 학부는 서북미 거주학생(Washington State Residence)으로서 지원하지 말아야 할 곳이다.
첫째 이유는 재정보조가 형편없다는 것이다. 주민세금으로 운영되는 모든 주립대학의 우선 순위는 주민 학생을 교육하는데 있지 타주 학생을 교육하는데 있지 않다. 특히 UC는 미시간ㆍ버지니아ㆍ텍사스 같은 다른 주립대에 비해 타 주 지원자들에게 제공하는 장학금 혜택 면에서 가장 짠맛을 내는 곳이다.
둘째 UC학부는 타주 학생이 캘리포니아 거주학생 수업료의 3배를 내고 다닐만한 대학이 못 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심각한 경제사정으로 UC계열 대학은 몸살을 앓고 있다.
UC시스템 전체 예산의 20% 삭감으로 입학정원이 6%나 줄고, 도서관 열람시간ㆍ교수진ㆍ강의 숫자는 현저하게 감소한 반면, 등록비와 제반 경비는 10%나 인상돼 강의실은 콩나물 교실로 변하고 있다.
졸업을 앞둔 UCLA의 엔지니어링 전공 학생은 “몇몇 전공과목을 폐강하는 바람에 4년 내 졸업이 불가능하게 돼 학교에 1~2년 더 남아 있어야 한다”고 푸념한다.
셋째 UC가 심각한 건망증에 빠졌기 때문이다. UC는 “좀더 다양하게 그리고 공평하게”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SATII (과목별 시험)를 2012년부터 요구하지 않겠다고 지난 2월 발표한바 있다.
그것은 8년 전 UC-버클리 산하 고등교육 연구소의 자료에 의거하여 “SATII 시험이 SAT I 보다 지원자의 대학학업 성공여부를 예측하는데 훨씬 정확하다. 또한 수험생의 빈부 차이가 반영되지 않는 것이 SATII 시험”이라고 발표한 UC의 공식입장을 뒤엎은 것이다. 이제 와서 과거를 망각하고 태도가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종차별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입시전형 방침은 UC캠퍼스 흑인학생의 비율을 4%에서 5%로, 라틴계를 19%에서 22%로, 백인계를 34%에서 44%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 학생그룹이다. 36%를 차지하는 아시안계 학생 비율을 29%로 곤두박질 시키는 것이다. 새 제도는 1996년 소수계 학생 유치를 목적으로 실시한 ‘어퍼머티브 액션’ 이후, 아시안 학생의 우수성으로 그 숫자가 전체 UC캠퍼스에서 폭증하자 그것을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마치 1925년도가 재현되는 듯하다. 1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 유입된 유대인들로 인해 WASP(앵글로 색슨 백인 신교도)들이 설립한 동부 대학들에 유대인 학생이 폭증하자 SAT를 실시하여 그들의 진입을 막은 것처럼 말이다.
UC에 좀더 다양한 학생을 유입하기 위해 넓은 그물을 치겠다는 방법을 다른 말로 바꾸면 지원자를 더 만들어 경쟁력을 높여 US뉴스&리포트지가 정해주는 대학순위를 올리겠다는 포부다.
UC는 뛰어난 학업성취를 이룬 학생을 짓누르고, SATI과II의 차이점을 분간 못하는 대학이 되었다. 게다가 피부색깔로 대학의 모양새를 갖추는 정치 쇼에 빠져들어 지식추구 보다는 건망증에 빠져 진정으로 실력 있는 아시안 학생을 밀어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런 대학에 굳이 지원할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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