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 ‘하늘의 별따기’… 배우자 구하기도 어려워
대학 졸업 이후 지난 4월 취업비자(H-1B)를 신청한 한인 김모(32)씨는 같은 유학생 출신인 여자 친구와 올 가을 한국에서 결혼하려고 했지만 결혼을 연기했다.
연방이민귀화국(USCIS)에서 추가서류 요청이 있었을 뿐 아직 취업신분 변경 승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 김씨는 “H-1B 승인이 나오더라도 영주권을 받기까지 몇 년이 더 걸릴 텐데 회사가 경기불황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실상 한국으로 돌아가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이모(31)씨도 김씨와 비슷한 처지. 이씨는 “합법신분 유지를 위해 취직이나 시민권자 여성과의 결혼밖에 해결책이 없는데 유학생 출신으로 변변한 직장도 없어서 누구를 만날 처지가 안 된다”며 “부모님은 한국에 들어와 직장을 구한 뒤 맞선을 보라고 독촉하신다”고 하소연했다.
20대의 혈기왕성한 나이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지만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 취업난과 배우자 찾기라는 이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한국으로 유턴하는 유학생 출신 한인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합법 신분과 평생 반려자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민권자 여성과의 혼인을 간절히 바라지만 이는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합법신분 유지를 위해 취업 스폰서를 해주는 직장을 찾으려고 해도 워낙 취업이 어렵다보니 이마저도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올해 대학원을 졸업한 김모씨는 “졸업과 동시에 취직한 동기생은 10%도 채 안 된다”며 “특히 유학생들은 업체에서 영주권 스폰서를 꺼려해 취업이 더 힘들고 결혼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혼기가 꽉꽉 차고 있는 한인 남성들은 언어소통도 수월하고 해외 유학파라는 점을 앞세울 수 있는 한국으로 되돌아가 신분의 제약 없이 직장을 구하고 자신의 반쪽까지 찾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타운 내 한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유학생으로 안정된 직장인이 아니라면 회원가입 자격에 해당되지 않는다”라며 “해당되는 사람들은 미국보다는 한국에서 배우자를 찾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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