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에 능통한 수학자는 식이요법(diet)을 이렇게 해석한다. 먼저, t에 대해 미분하면 t가 지워지고 die가 된다. 미분은 ‘함수의 순간 변화율’을 뜻하므로, 다이어트를 하는 순간은 죽음이다. 다이어트 전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die를 적분하면 ∫ die dt = diet + C가 된다. 이 과정에서는 적분상수 C라는 군살이 붙는다. 결국, 다이어트란 할 때는 죽을 듯 괴롭기만 하고, 하고나면 군살만 생긴다는 뜻이 된다.
익살스런 해석부터 ‘수학이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책에 이르기까지, 수학은 사회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시라쿠스의 왕 히에론에게 수학을 가르치다가, 하루는 “수학을 배워 무엇에 쓰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지중해 패권싸움에서 지렛대와 도르래를 이용해 무거운 무기를 운반하고, 포물선 이론을 사용하여 제조한 포물 거울로 햇빛을 모아 시라쿠스가 로마 군대를 물리친 것이 바로 수학의 덕분이라고 아르키메데스는 설명했다.
“수학 없이 되는 일이 없다”고 할 정도로 현대사회는 수학을 필요로 하고있다. 폭염ㆍ 한파ㆍ허리케인 같은 기상변화와 지진,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미분법이 응용된다.
1973년 블랙과 숄츠 수학자들은 미분 방정식 이론을 적용하여 월스트리트의 흐름을 읽어냈고, 요즘 금융시장에서는 수학자들이 퇴직·의료 보험 등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 외에도 원자배열ㆍ유전자와 DNA 구조ㆍ컴퓨터와 전화선 설계ㆍ비행기와 우주선 제작ㆍ심지어 병충해에 저항력이 강한 감자를 만드는 것까지 수학의 적용은 끝이 없다.
수학의 경제적 효율성은 최근 발표된 두가지 연구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첫째는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오르면 국가경제도 따라서 성장한다”는 스탠포드 대학의 에릭 하누섹 교수팀의 연구결과요, 둘째는 전국 대학&고용주 협회가 발표한 가장 돈벌이 잘되는 대학전공들, 즉 석유ㆍ화학ㆍ컴퓨터ㆍ전자ㆍ기계ㆍ산업 공학 등 최상위 수입을 자랑하는 15개 전공들이 가진 공통점이 바로 수학기술이라는 것이다.
한인 학생들 가운데 수학에 강하고, 수학 경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는 학생들이 적지않다. 그렇지만, 일부 학생들이 수학에 몰두하는 이유가 조금 엉뚱하다. “다른 과목 보다 잘하니까” 아니면 “영어가 딸려서 수학이라도 잘해야 하니까”라는 이유로 수학에 집착한다. 수수께끼처럼 감추어진 자연의 패턴을 읽어내고 숨은 질서와 규칙을 찾아내는 것이 수학이지만, 그저 공식과 법칙을 암기하여 계산이나 하는 과목이라 생각하고 파고든다. 대학 또한 수학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유행을 타고있다.
할리우드 스타의 자녀를 모셔오는 것으로 소문이 났고, 이번 가을에 해리포터의 주인공 에마 왓슨이 진학하기로 결정한 브라운 대학같이 ‘자율적 과목선택’을 내세워 재학 4년간 싫으면 수학을 한 과목도 택하지 않아도 되는 대학이 늘고있는 것이다.
수학을 ‘실생활에 도움 안 되는 학문, 이공계로 갈 학생이나 하는 학문’이라고 여기는 것은 오산이다. 수학은 정확하게 생각하고 명쾌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언어다. 수학의 진가를 간과하면 학생 개인은 물론 미래의 사회는 퇴보의 길을 걷기 시작할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은 이미 오래전에 경고했다. “나라의 중대사를 다룰 사람들로 하여금 수학을 익히게 하되, 사사로운 자격으로 할 것이 아니라, ‘지성에 의한 이해’만으로 수의 본성을 꿰뚫을 때까지 배우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