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는 고국의 새입니다. 왜 이름이 참새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 자그마한 체구의 새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는 어김없이 날아다닙니다. 필자가 이곳 어스틴에서 살게 되면서부터 거의 참새구경을 못했습니다. 매나 까마귀같이 체격이 큰 새들만 봐서 그런지… 아니면 주의 깊게 보질 않아서인지 나중엔 여기엔 참새 같은 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얼마 전 참새 한 마리가 필자를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이곳에도 고국에서 본 것과 꼭 같은 참새가 있구나 하고 감탄을 했습니다.
잔디가 바짝 말라서 그날 아침 녘에 호스로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물을 주다 보면 잔디에 뿌려진 물이 조금 흘러 길가에도 흘러갑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날 그 아까운 물에 난데없이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정신 없이 마시는 것 아닙니까? 아마 사방을 날아다녀봐도 마땅히 마실 물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가까이에 사람이 서 있으면 자신의 안전 때문에 날아오지 못 할 텐데 이 배짱 좋은 참새는 필자가 서있건 말건 흘러가는 맑은 물을 마실 작정을 하고 온 것입니다. 그래 오죽하면 목숨 걸고 여기까지 날아들었겠냐 싶어서 모르는 척하고 계속 잔디 물주기만 했습니다. 양껏 물을 먹은 그 참새는 다시 멀리 숲으로 날아갔습니다. “거 참 그 놈 용기가 가상하구나” 하면서 참 오랜만에 참새를 본 탓에 그날 기분이 좋았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또 물을 주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다시 그 참새가 날아와서 또 필자 근처에 앉더니 물을 마시는 것 아닙니까? 어디서 필자가 물주는 걸 지켜본 건지 아니면 여기 아니면 물 마실 곳이 없어서 며칠간 뜬 눈으로 지켜보다가 날아 든 건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반가웠습니다. “ 어 너 또 왔구나 그래 많이 먹고 가거라” 필자도 선뜻 그 참새더러 한마디 건넵니다. 그 녀석은 또 전번처럼 실컷 물을 마시더니 후르륵 날아가버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맹랑한 친구가 며칠 후 필자가 물주는 시간을 맞추어 다시 날아들더니 이젠 아예 필자 눈치도 안보고 제멋대로 물을 척척 마셔대면서 슬슬 필자 가까이까지 걸어 다니는 게 아닙니까? 필자가 제게 적대감이 없고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챈 것처럼 말입니다. 필자도 무료한 잔디물주기에 뜻밖에 야생동물 친구가 하나 생겨 심심치 않아 좋더군요. 그렇게 그 참새는 물을 마시러 필자에게 며칠에 한번씩 찾아오는 손님이 되어버렸습니다. “ 얘가 오늘은 안 오나..” 하며 이젠 오히려 필자가 그 참새를 기다리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마 나중에 비도 많이 오고 먹을 물이 풍족해지면 그 참새는 다시 필자에게 오지 않게 되겠지요. 하지만 미물이지만 마실 물을 찾아 필자에게 날아든 그 용기가 가상하여 물을 많이 주고 싶더군요. 그러면서 필자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주님도 우리가 그 분께 물 마시러 찾아가면 이렇게 좋아하시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인생이 목마르고 지칠 때 그 분의 정원엔 항상 마실 물이 풍족하지요. 두려움과 의심을 떨쳐버리고 그 분 곁에 날아들면 마음껏 마시게 해주시고 또 얼마나 흐뭇해 하시는지 모릅니다.
누군가 시편을 읽다가 이런 찬송 시를 지었습니다. “목마른 사슴 시냇물을 찾아 헤매 듯이 내 영혼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주님만이 나의 힘 나의 방패 나의 참 소망 나의 몸 정성 다 바쳐서 주님 경배합니다” 뜨거운 인생길에서 주님께 날아들어 시원한 생수를 길어 올리는 영혼이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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