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가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에 필적하는 세계의 패션 수도로서의 입지를 잃을까 고민에 빠졌다.
봉제업 등 실제로 옷을 만들어 패션산업을 뒷받침하는 사업체들이 뉴욕에서 자취를 감출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뉴욕시 맨해튼의 34가와 40가, 브로드웨이와 9번애비뉴 사이로 지정돼 있는 ‘의류 지구’는 한때 수십만명이 일할 정도로 뉴욕시 의류산업의 심장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외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건물 임대료도 비싸지면서 이곳 맨해튼에서 번성했던 수많은 봉제업체와 단추.지퍼 가게들이 문을 닫고 사라지거나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중국.인도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맨해튼의 의류지구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면서 그나마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 등을 만드는 것으로 버티며 남아있는 업체들도 곤경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의류사업자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감소와 함께 임대료를 올리려는 건물주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뉴욕시와 의류산업 관계자들은 의류 제조업이 뉴욕시에서 자취를 감추면 뉴욕시를 패션 중심지로 버티게 해주고 있는 디자이너들도 떠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바버라 랜달씨는 의류 센터에 옷을 만들어낼 곳이 없으면 디자이너나 공급업자가 이곳에 모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매년 9월과 2월에 열리는 뉴욕시의 패션위크 행사가 엄청난 인파를 불러모으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감안할 때 뉴욕시가 패션 중심지의 지위를 잃을 경우 그 타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뉴욕시는 지난 22년간 의류 중심지를 특별지역으로 지정해 건물 소유주들이 의류 공장을 사무실로 전환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의류산업을 보호해 왔으나 건물주들의 반발을 사왔다.
뉴욕시 관계자는 의류산업이 많이 위축돼 이제는 몇몇 블록을 특별지역으로 지정할 필요 없이 몇개 건물에 업체들을 모으면 될 수준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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