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최근 24시간 이내 100여건에 달하는 산불이 발생, 그리스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화재 진압에 나섰으나 23일(현지기각) 현재 여전히 일부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그리스 산불이 2년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피해가 커지자 유럽연합(EU)이 공동대응 메커니즘을 가동했다.
이번 산불로 특히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부 교외에선 22일 밤 수천명의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이 불은 23일 오전 현재 아테네에서 20㎞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야니스 스고로스 아테네 주지사는 비극적인 상황이다. 많은 곳에서 불길이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라며 약 1만2천 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에 화마가 지나간 것으로 추정했다.
21일 밤 마라톤시 인근 세시마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아테네 북부에 있는 마라톤, 바나르바스, 그라마티코 등의 지역으로 번져나갔다.
소방당국은 19대의 항공기와 77대의 소방차, 수백명의 소방대원 등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으나 강풍 탓에 불길이 잡히지 않자 22일 밤 화재 위험에 노출된 마을들에 대피령을 내렸고 2개의 어린이 병원과 야영지를 소개했다.
마을에서 대피한 주민 수천명과 달리 일부 주민들은 집을 떠나지 않은 채 집 앞에서 불을 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군 당국은 일부 기지에서 대공미사일을 옮기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불이 마라톤시에 가까이 있는 고대 사원들이 유적지로도 접근하고 있다고 현지 관리들은 전했다.
이 불은 22일 밤 이후 화재 진압이 중단된 사이 아테네 인근의 펜델리산 일부 지역까지 접근한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23일 새벽 항공기, 헬리콥터, 수백명의 소방대원, 군인 등을 동원해 화재 진압을 재개했으나 최고 초속 50㎞에 이르는 강풍으로 불길을 잡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날 오후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키프로스 등이 지원한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이 화재 진압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아테네 북부 이외 이오니아섬의 자킨토스에서 22일 산불이 발생해 산림 300헥타르를 태우는 등 최근 24시간 이내 그리스에서 발생한 산불은 100여건에 달한다.
이번 화재는 2007년 에비아 섬과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발생, 10일간 지속하며 65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상 최악의 산불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아테네에서 20㎞ 떨어진 마굴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크고 작은 공장들을 태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갈수록 확산하는 그리스 산불과 관련해 ‘민방위 공동체 메커니즘’(CMCP)을 가동했다고 23일 밝혔다.
집행위에 따르면 CMCP 가동 직후 이탈리아가 수륙양용 화재진압 ‘캐나데어 CL-415’ 항공기 2대를 투입했으며 프랑스도 ‘캐나데어 CL-215’ 항공기 2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캐나데어 CL 기종은 산불 피해지역 인근의 호수에 내려 활주하면서 10여 초 만에 수천 ℓ의 방화수를 탱크에 채운 뒤 재이륙, 화재 현장에 물을 뿌려 일명 ‘물 폭격기’로 불리는 항공기다.
이와 함께 키프로스도 화재진압용 헬기 1대를 그리스에 지원하기로 하는 등 CMCP 가동으로 EU 회원국들이 그리스 산불 진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게 됐다고 집행위는 설명했다.
EU는 이에 앞서 올여름 들어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화재 진압에 공동으로 대응한 바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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