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었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오바마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남겨 화제다.
에드워드 의원이 영면한 곳은 자신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주의 케이프 코드 자택. 오바마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는 마서즈 빈야드 섬과는 작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에드워드 의원은 비록 오바마 대통령의 병문안을 받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민주주의의 `횃불(torch)’을 넘겨주었던 오바마를 지척에 둔채 숨을 거둠으로써 커다란 울림을 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좌관으로부터 26일 새벽 2시 25분께 케네디 의원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해듣자마자 케네디 의원의 부인 비키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말을 전했다.
국가 비상사태도 아닌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새벽 잠을 설쳐가면서까지 케네디가에 위로의 말을 전한 이유는 그만큼 그와 케네디가(家)의 인연과 유대가 남다르다는 의미다.
사실 케네디 가문의 후광효과를 업지 않았다면 지금의 `대통령 오바마’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케네디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초반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일찌감치 오바마 지지를 선언, 초선 상원의원 출신 풋내기 오바마의 든든한 후견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특히 여성 최초의 대통령 도전에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가 케네디의 중립을 요청했지만, 케네디는 2008년 1월 28일 오바마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경선판도의 큰 물줄기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네디의 `오바마 사랑’은 지난해 8월 콜로라도주 덴버시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에 암투병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깜짝 등장, 오바마의 후보당선을 축하해 준 한컷의 장면에서 정점에 달했다.
당시 미국 정치권에서 케네디의 이런 선택이 클린턴가(家)에 대한 견제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 배경과 동기에 관계없이 에드워드 케네디의 결정은 그의 형 존 F 케네디가 1961년 취임연설에서 새로운 세대의 미국인에게 전달됐다고 선언한 횃불의 바통이 오바마에게 넘겨졌음을 대내외에 알리는 신호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에게 커다란 정치적 기반을 제공해준 케네디의 죽음에 대해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장(章)이 매듭을 지었다면서 미국은 우리 시대 최고의 미국 상원의원이자 작고한 형제들(존-로버트 케네디)로부터 `횃불’을 넘겨받았던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고 추모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