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직속 세계지식 출판사가 격주로 발행하는 ‘세계지식’이 지난달 초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의 부인·자녀 등 베일에 싸인 ‘김씨 가계’를 자세히 소개하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중국 관영매체나 다름없는 잡지가 북한 ‘김씨 왕조’를 소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세계지식의 선궈팡 총편집인은 1990년대 외교부 대변인을 지냈으며 2006년 말 부장조리(차관보급)를 끝으로 현직에서 물러났다.세계지식은 김일성의 사망 이유에 대해 “1994년 7월8일 묘향산 별장에서 옛 전우 조명선 대장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충격으로 심장발작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조명선은 김일성의 빨치산 부하로 강건 종합군관학교장을 지내다가 김일성과 같은 날 사망했다. 이 매체는 김일성이 “1950년대부터 핵무기 연구개발에 착수했다”고도 했다.
김일성, 옛 전우 조명선 부음 듣고 심장발작 사망
‘어릴 적부터 두각’ 김정일 후계자 지위 일찍 굳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홍일천, 김정일 첫 부인설도
잡지에 따르면 김일성에게는 3명의 부인이 있었다.
빨치산 동료이자 ‘국모’로 불리는 김정숙과의 사이에서 아들 정일(42년생)과 만일(44년생·47년 연못에서 익사), 딸 경희(46년생·노동당 경공업부장)를 낳았다. 김일성은 김정숙과의 결혼(1940년)에 앞서 한성희란 첫 부인이 있었다고 한다. 잡지는 “한성희는 1914년 강원도 출신으로 유년시절 중국 동북지방으로 이주해 김일성이 조직한 공산주의 독서그룹에 참가했고 1937년 결혼했다”고 썼다. 그러나 “한성희의 신상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일성은 1953년 김성애와 다시 결혼해 딸 경진, 아들 평일과 영일을 뒀다.
김경진은 주오스트리아 대사 김광섭의 부인이다. 김평일은 김정일과의 권력경쟁에서 밀려난 뒤 헝가리·불가리아·핀란드 대사 등을 거쳤으며 지금은 폴란드 대사로 있다. 김영일은 독일과 몰타 등을 떠돌다가 2000년 간경화로 사망했다.
잡지는 또 김정일에 대해 “어릴 적부터 김일성의 사랑을 받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신동으로 관찰력과 분석력이 비범하다”고 평가했다. 1974년 2월 노동신문이 “당 중앙의 의견은 영도의 의견인 바, 김정일은 김일성과 동등한 권위를 갖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 후계자 지위를 굳혔다고 한다.
잡지는 김정일의 결혼과 여인들도 소개했다. “첫째 부인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낸 홍일천이란 추측과, 김일성 집무실 타자수를 지낸 김영숙이라는 추정이 엇갈린다”고 했다. 우리 정보 당국자는 “김정일은 김영숙과 결혼했고 설송(74년생)이라는 딸을 뒀다”고 했다.
잡지는 “김정일이 첫째 부인과 3년 만에 이혼했고, 60년대 유명 영화배우였던 성혜림이 두 번째 부인”이라고 썼다. 성혜림(37년생)은 장남 김정남을 낳았지만 김정일보다 연상(5세)인데다 이혼녀였던 탓에 김일성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은둔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성혜림은 2002년 5월 모스크바에서 사망했다.
반면 평양 만수대 예술단 무용수 출신인 고영희(53년생)는 김일성의 인정을 받은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 차남 정철(81년생)과 후계자로 알려진 3남 정운(83년생)을 낳았다. 1994년 고영희 사망 뒤 “비서 김옥(64년생)이 부인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잡지는 김정일의 아들 3명도 비교했다. 러시아와 유럽 국가에서 유학한 정남은 컴퓨터 매니아로 국가보위부에서 관련 책임자 및 북한 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고 한다. 90년대에는 후계자 가능성이 컸지만 2001년 5월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뒤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잡지는 “적발 당시 김정남의 도미니카 여권에 적힌 가명은 중국어로 ‘뚱뚱한 곰’이란 뜻인 ‘팡슝’이었다”고 밝혔다.
스위스에서 ‘박철’이란 가명으로 공부한 김정철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지냈다고 한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농구 등 단체 활동에는 적극 참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병약해 김정일의 큰 기대는 얻지 못했다고 잡지는 썼다.
또 김정일의 후계자 내정 보도가 나오는 김정운에 대해선 “승부욕이 강하고 외모나 성격이 김정일을 빼닮아 김정일의 환심을 얻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에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아 신비에 싸였다”는 말도 했다. 세계지식은 “북한은 세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이해하기 어려운 국가”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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