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질 해라
보스턴ㆍ드폴ㆍ터프츠 대학 등에서 인성검사를 입학전형에 사용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인내력ㆍ창의성ㆍ성실성 등을 객관적으로 측정, SAT 점수와 학교 성적표에 나타나지 않는 지원자의 다른 모습을 보겠다는 시도다.
드폴대학은 올해 이미 인성검사 질문에 어떻게 대답했나를 근거로 8,500명 지원자중 150명에게 입학을 허가했고 50명을 낙방시켰다.
언제 어떻게 시행될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칼리지보드는 미시간 대학의 연구원들을 아웃소싱해 “그룹 과제물을 하는데 한 학생이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 같은 것을 포함하는 인성검사를 만들고 있다.
ETS(SAT, TOEFL, GRE 시험 관리기관) 또한 박사학위 프로그램에 등록된 학생 중 높은 GRE 점수에도 불구하고 50%이상이 중간에 도중 하차하는 가장 큰 이유가 지구력 부족이라는 점을 발견하고, 대학원 신입생 전형시 인성검사를 거치도록 결정한바 있다.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장학생 선발 시 점수보다는 지원자의 됨됨이를 중요시 여기고, 스코틀랜드에서 메디컬 스쿨 신입생 선발 시 인성검사를 통해 510명 지원자의 25%에 해당하는 128명을 떨어뜨리는 것도 같은 예다.
듀퐁ㆍ베스트바이ㆍ토요타 같은 회사에서 사원 채용시 인성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말해주듯 이제 사회의 여러 기관에서 인성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사회는 인성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1993년 오리건 주립대 심리학자 류 골드버그는 다섯 가지 인성 즉 ▲전체적인 화합을 중시하는 친화성 ▲목표를 향해 노력을 집중하는 성실성 ▲자기표현이 능숙한 외향성 ▲차분하게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정서적 안정성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보이는 개방성을 직장에서 업무수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논문을 시작으로 직장과 사회의 각 기관들은 인성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인성과 사회심리학’ 저널 최근호는 학생이 어떤 종류의 성질을 가졌는가에 따라 학업성취도가 다르다는 논문을 실었다.
외향적이고, 솔직하며, 편견 없고, 새로운 것에 열린 마음을 가진 학생은 SAT 영어점수가 높고 꼼꼼하고 세밀한 학생은 학교성적이 좋지만, 말초신경적인 스릴을 찾는 성질, 나르시즘에 빠져 내성적이거나 서름서름한 기질을 가진 학생은 SAT, 학교성적 두 가지 모두가 뒤쳐진다는 연구보고다.
무기력ㆍ무책임ㆍ무감동이라는 삼무(三無)에 빠져있는 일부 학생들에게는 경종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이든 자력과 자의에 의해 결정해본 적이 없고, 스스로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핑계로 어떤 일에도 책임지려 들지 않고, 어떤 결과에 대해 자의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경영계의 그루 피터 드러커가 “경영자 업무는 배우면 된다. 하지만 경영자가 배울 수 없는 것이 한가지 있는데 그것은 인성이라는 스스로 몸에 지니지 않으면 안 되는 자산이다. 경영자는 인성보다 재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매니저로 선출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 것처럼 적극적인 인성은 개인의 재산이다.
물론 지나치게 야심적이고 공격적인 성질, 즉 ‘타입 A’라고 불리는 기질 소유자는 심근경색, 협심증을 유발할 확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품성은 고칠 수 없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인성(성질)은 훈련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 일관성, 향상성을 동시에 가진 인간 됨됨이를 구축할 수 있다. 요즘 대학과 사회는 삼무(三無)를 떨쳐버리고 한 성질씩 하는 학생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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