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내 매매실태 충격파… 기증자에 금전적 보상 허용 ‘거래’ 가려내기 힘들어
알선 브로커들 암약, 전세계로 확산
LA에 거주하는 한인남성이 신장을 기증하는 대가로 거금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본보 2일자 A1면 보도> 그동안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 내 불법 장기매매 실태가 베일을 벗고 있다.
CNN 방송은 1일 미국에서 외국인들이 관련된 불법 장기매매가 성행하고 있다며 한인남성의 경우 베벌리힐스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에서 신장기증 수술을 받고 그 대가로 2만5,000달러를 챙겼다고 1일 보도했다. 이 남성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의 샐리 스튜어트 대변인은 2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병원에서 매년 60건의 신장 이식수술이 행해지는데 기증자 및 수혜자는 이 과정에서 철저한 조사를 받는다”며 “기증자와 수혜자는 돈을 주고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진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한인남성이 신장을 이식하고 돈을 받았다고 진술한 내용에 대해서는 환자 사생활 보호법에 따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한인남성은 한국 국적 소지자로 지난 2007년 한국에서 적발된 국제 장기매매 조직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경찰청 외사과는 2007년 3월 미국과 중국 등 해외원정 장기밀매를 알선해온 일당을 적발했었다. 당시 브로커로 활동했던 박모씨는 급전이 필요한 20대 한국남성을 신장 이식이 필요한 LA의 한인 매수인에게 알선해주고 남성을 매수인의 친척으로 가장해 미국으로 보냈다. 이 남성은 이후 미국 내 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고 장기기증 대가로 2,00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이처럼 은밀한 국제적인 장기밀매가 가능한 것은 브로커들이 장기 매도자와 매수자을 순수 기증자와 수혜자인 것처럼 교묘하게 꾸미는 등 지능적인 조작을 일삼기 때문이다.
미국 법은 장기 기증자에게 대가로 돈을 지급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지만, 수술비와 여행비용, 수술 및 회복 기간의 임금 손실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허용하기 때문에 장기 밀매자들이 순수 기증자를 가장하고 돈을 받으면 대가인지 보상인지 가려내기 힘들다.
이외에도 한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장기 밀매를 알선해 주는 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한국국회 차원의 보고가 있었고 국제 장기밀매 조직을 고발, 연구하는 낸시 셰퍼-휴즈 UC버클리 교수는 지난 2006년 한국에서 은밀하게 확보된 사망자의 아킬레스건이 미국으로 비밀리에 수송돼 생물공학 계통 회사에 1개 당 1,200달러에 판매됐다고 주장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장기밀매가 확산되는 추세다.
<김연신 기자>
<그림 이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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