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북쪽에서 발생한 산불이 엄청난 면적의 삼림을 태우는 대형 산불로 번진 것은 사전 대처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26일 앤젤레스 국유림에서 발화한 이번 `스테이션 산불’은 발화 8일째인 2일 현재 서울시 면적에 가까운 14만 에이커(566㎢) 이상을 태우고 계속 번지고 있다.
AP통신은 2일 미 연방 산림청이 LA 인근 삼림지대에서 대형 산불을 막으려고 잡목을 미리 제거하는 계획을 올해 초 세웠으나 이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산림청은 이번 산불이 나기 수개월 전에 앤젤레스 국유림 중 1천700에이커 이상 지역에서 덤불과 잡목을 태워 없애는 허가를 받았으나 지난달 26일 산불이 날 때까지 실제 잡목을 제거한 면적이 193에이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산림청의 자원 담당자 스티브 베어는 날씨와 바람, 그리고 `예방적인 불’을 놓는 데 대한 엄격한 환경 기준 때문에 애초 계획을 제대로 이행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산불이 대형 재난이 된 데는 환경보호주의자들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잡목이 40년 이상 자라도록 놔둬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산림지역이 지역구에 속한 마이크 안토노비치 LA 카운티 슈퍼바이저는 그러한 잡목은 폭발하기 직전이라면서 환경주의자들이 예방적 차원의 불을 놓아 잡목을 없애는 것을 심하게 반대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재앙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산불도 큰 산불이 나기 전에 미리 안전하게 태워버릴 수 있는 바싹 마른 잡목들 때문에 거세게 번졌다.
연방 당국은 매년 미 전역에서 지나치게 자란 삼림과 초지에서 산불이 발생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천 건의 `예방적인 불’을 놓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허가를 받는 절차가 복잡하고 그 과정에서 환경주의자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한다.
환경단체 `생물다양성센터’의 생물학자 일리네 앤더슨은 공기의 질이 나빠지기 때문에 함부로 잡목 소각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LA처럼 인구밀집 지역 주변에서 불을 놓아 잡목을 제거하는 작업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 요세미티 국립공원 입구 도시인 포레스터 부근에서 잡목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다 불이 국립공원으로 옮겨붙기도 했다.
스티브 루다 LA 소방대장은 1980년대만 해도 잡목을 제거하는 작업을 많이 했으나 산과 인접한 지역에 집들이 들어서고 환경 규제가 복잡해지면서 그런 작업이 훨씬 줄었다고 밝혔다.
UC 버클리의 맥스 모리츠 교수는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지출하지 않으려면 먼저 산불이 나기 쉬운 지역에서 건축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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