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초의 동성애자 선출직 공직자로 기록되는 하비 밀크. 그는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을 지내며 동성애자 권리운동을 하다가 1978년 살해됐다.
그의 일생을 다룬 영화 `밀크’가 지난해 개봉된 후 지난 2월 제8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숀 펜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밀크는 또 미국의 안보와 국익, 세계 평화, 문화 예술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공적을 쌓은 인물에게 매년 주는 `대통령 자유메달’의 올해 수상자 16명에 당당히 포함됐다.
밀크가 살해된 지 30여년이 지난 올해 들어 그의 업적을 기리는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캘리포니아 주의회도 가세했다.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3일 밀크의 생일인 5월 22일을 그의 `기념일’로 제정하고 공립학교에서 그의 삶을 기념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 법안을 두고 주 의회 안팎에서 뜨거운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4일 전했다.
최근 수 주 동안 주 의회에는 이 법안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이들의 전화와 이메일, 팩스 등이 빗발쳤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실은 이와 관련된 전화를 처리하기 위해 특별 회선을 가설하기도 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이들은 밀크를 드러내놓고 기념하는 일은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인정하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밀크를 학교에서 기념하는 일이 생기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지난 해 같은 내용의 법안을 거부한 적이 있다.
신문은 그러나 올해는 밀크의 위상이 훨씬 올라가는 등 상황이 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슈워제네거 지사와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는 몇 주전 올해 캘리포니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12명의 인사에 밀크가 포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실 대변인은 주지사가 이번 법안에 대한 서명 여부에 대해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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