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 초청 회장단 모임서 와인 잔 날리는 불상사
비난 피하려 저마다 과민대응 눈살
‘낙하산 인사’ 등으로 출발부터 논란이 많았던 민주 평화통일자문회(평통) 제14기 시애틀협의회(회장 이영조)의 전 현직 회장단 모임에서 술잔이 던져지는 불상사가 발생,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를 놓고 개인이나 기관마다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과민대응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애틀총영사관에 따르면 이하룡 총영사는 14기 평통 협의회 발족을 격려하고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전직 회장단의 자문을 듣자는 취지로 지난 4일 저녁 전ㆍ현직 평통 회장단 30여명을 총영사관 관저로 초청했다.
와인이 곁들여진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전직 회장 및 간사들의 경험담을 듣는 간담회가 시작됐으며 이광술 시애틀한인회장이 자신의 차례가 돼 “과거 평통 활동을 할 때 한인단체들이 협조를 잘 해주지 않아 힘들었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총영사관측은 전했다.
이 때 ‘술에 취한 것으로 보였던’ 이정주(전 타코마한인회장) 평통 부회장이 “이 회장, 무슨 X소리냐”고 소리 질렀고 이광술 회장은 자신의 발언이 이정주 부회장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이 총영사가 “이곳은 대한민국의 공관이고 모임도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고성이나 비속한 발언은 삼가해달라”고 주문했으며, 이어 사회를 맡고 있었던 이흥복 평통 부간사도 “상스러운 말을 하면 사회자 권한으로 퇴장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정주 부회장은 “누가 당신을 사회자 시켰는데?”라며 테이블에 있던 와인 잔 3개를 가운데 바닥 쪽으로 던졌다. 이 과정에서 파편이 이 총영사의 손과 얼굴에 튀어 피가 조금 흘렸다고 총영사관측은 전했다.
시애틀총영사관은 8일 오후 이 같은 사태에 대한 전말을 공식 자료로 만들어 언론사에 보냈다.
이 총영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총영사관에 대한 유언비어 등이 많았지만 지금까지는 동포화합 차원에서 참아왔다”며 “총영사관저에서 열린 공식적인 자리에서 와인 잔이 날릴 정도의 사태가 온 것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영사는 특히 “이정주 부회장이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한 일을 가지고 총영사를 향해 잔을 던졌다고 주장하는 일부 인사도 있다”며 “이번 불상사는 물론 사태를 와전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도 진상을 조사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이정주 부회장은 “저녁을 먹으면서 마신 와인에 취한 상태에서 일부 이야기가 귀에 거슬려 그냥 홧김에 저지른 실수”라며 관계자들은 물론 한인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 부회장은 사죄의 뜻으로 8일 총영사관을 찾아 평통위원 사퇴, 동포사회 활동 중단, 파손 집기 배상 등을 약속했다.
이광술 시애틀한인회장은 시애틀총영사관이 배포한 자료에서 “한인단체가 협조해주지 않았다”고 적시한 데 대해 “평화통일에 앞서 한인사회가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인데 영사관측이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