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회복 보이자 정부역할 축소등 정책 변화
▶ 7500억달러 예비비 없애고 채권 매입도 축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4일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1주년을 맞아 경제전반에 대한 연설을 한다. 그는 금융위기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가 취한 노력과 금융부문에서 정부의 역할을 줄여가려는 의지에 대해 얘기할 예정이다.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연방준비이사회 등 최근 잇따른 정부역할 축소 움직임에 이은 이번 오바마의 연설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경제정책 방향선회를 공식적으로 언급할지 여부다.
미국 정부당국자들의 일련의 움직임은 미국이 단계적인 출구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재정 및 통화확장정책의 일부를 거둬들이거나 중단하는 출구전략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경기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10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의회 감독위원회에서 그동안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지원했던 이례적인 조치들 가운데 일부를 거둬들이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이 출구전략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정부가 이미 금융사에 대한 특별융자와 지급보증 프로그램 가운데 많은 부분을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추가 구제금융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2010년도 연방예산 가운데 7500억달러를 예비비로 책정해 놨으나 최근 이를 삭제했다고 소개했다. 금융시장이 안정돼 가고 있어 기존 7000억달러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재무부는 집행된 구제금융 중 금융사들이 700억달러를 상환했으며 향후 12~18개월내에 추가로 500억달러를 상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무부는 또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을 예정대로 이달 18일 폐지할 계획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도 금융사들이 채권을 발행할 때 저리의 수수료를 받고 지급보증해 주는 프로그램을 10월말 중단하거나 위기 이전 수준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재무부 관계자들은 금융사들로부터 부실 대출이나 부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관련 증권을 사주는 민·관 공동펀드(PPIP)를 다음달 출범시키되 당초 목표에 비해 규모를 훨씬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앞서 국채 매입시한을 10월말로 제시해 통화정책 기조변화의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월가에서는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FRB 총재는 이날 플로리다 잭슨빌 국제문제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FRB의 모기지 담보채권 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해 한발 더나가는 발언을 했다. FRB는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통해 채권 2000억달러와 1조2500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담보채권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프로그램을 운용해왔다. 모기지 담보채권 매입 축소여부는 22~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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