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파워가 경기회복 견인
▶ 글로벌 경제 중심축이 바뀐다
중국·인도 강력한 부양책으로 빠른 성장세
영·러 등 서구권은 GDP 증가율 ‘뒷걸음질’
세계경제 올연말 회복…내년 성장률 2.9%
금융위기가 몰아친 지난 1년동안 주요국들의 경제 위상은 요동쳤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 중심이던 세계경제축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14일자에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경제 주도권은 미국에서 중국 등 아시아 소비자로 옮겨가고 있다며 아시아 파워가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지난주 세계경제가 현재 예상보다 1분기 정도 일찍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칸 총재는 “지난 1년간 세계경제가 2010년 상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돼왔지만 그 시기가 1분기 정도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밝혔다.
2009년 전세계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은 기존 예상치인 -1.4%에서 -1.3%로 다소 완화됐으며, 내년도 예상 성장률은 2.5%에서 2.9%로 상향 조정됐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대부분 상향 조정됐다.
OECD도 경제 회복시점을 6월에 예상한 것보다 빠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은 3분기와 4분기에 1.6%,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유로존은 0.3%, 2.0%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3분기에 4.2%, 1.6%, 4분기에 1.8%, 1.9%의 성장률을 보이며 유로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영국(-1.0%)과 이탈리아(-1.1%), 캐나다(-2.0%)는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G7은 당초 추정치인 지난 6월의 마이너스 4.1%에서 상향 조정된 마이너스 3.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화권, 세계경제 중심으로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1일자에서 세계은행의 아시아 주요국 경제전망 상향조정을 들어 아시아 경제회복 속도가 서구보다 빠르다고 보도했다.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지난해말 중국정부는 2년간 총 4조 위안(약 5900억달러)을 투입하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채택, 올해 6.1%(1분기)와 7.9%(2분기)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저축률과 소비잠재력이 높고 기업의 외국진출이 활발해 올 성장률 전망치인 8%도 무난히 넘어서는 등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 내다본다.
블룸버그는 12일 상하이 증시의 호전, 위안화 강세 등을 들어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으로부터 국제경제를 탈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생산량이 연초에 비해 12.3%나 급등했고 소비도 15.4%나 늘었다며 내년엔 9.5%까지의 GDP 성장이 기대된다며 중국의 위상 변화를 강조했다.
정보통신(IT) 분야를 중심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경제를 세계경제의 성장동력으로 꼽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1970년대 후반부터 중국이 제조업을 앞세워 세계시장의 블랙홀로 성장했다면, 인도는 IT를 무기로 세계를 석권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IT 분야가 제조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주된 동력이라는 점에서 개도국 중에서 인도의 앞날이 가장 밝다. IT분야는 인도가 이미 미국을 추월하고 있다고 평가까지 나오는 시점이다. 인도 IT의 요람인 카르나카타주 방갈로르의 IT 엔지니어들은 15만명으로, 원조격인 미국 실리콘 밸리의 12만명을 이미 넘어섰다.
중국과 인도의 공통된 잠재력은 두나라 모두10억이 넘는 인구에서 나오는 엄청난 경제활동인구가 밑바탕이다. 현재의 추세라면 인구의 35%인 15~59세 연령대는 2020년에는 47%로 늘어나 세계 최대의 노동력을 보유하게 된다.
국제총화기금은 중국과 인도 두나라 모두 내년, 올해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중국은 내년과 올해에 종전보다 1% 상향 조정된 8.5%, 7.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인도의 성장률도 내년과 올해 각각 0.9% 상향조정된 6.5%와 5.4%로 예상했다.
영국, 러시아는 여전히 위기
뉴스위크는 지난달 ‘대영제국은 잊어라’는 기사에서 영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다른 선진국처럼 회복되지 못한 채 신흥국가들에 밀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5년 내 영국의 부채가 GDP의 2배까지 치솟고, 2008년 수준으로 1인당 소득이 복구되는 데 6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하며 영국은 ‘리틀 브리튼’(Little Britain)으로서 새 역할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까지 지적했다.
브릭스(BRIC’s)의 일원인 러시아도 체면을 구기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 다른 브릭스 국가들과 달리 러시아의 GDP가 올해 8.5%나 준다는 예측이 있어 러시아가 자칫 브릭스에서 이탈하는 상황도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10일 금융위기로 은행대출이 줄고 임금이 감소, 러시아 중산층이 붕괴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련에서 독립한 뒤 2000년대들어 10%이상씩 급성장하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틱3국도 경제위기의 충격을 가장 심각하게 겪고 있다.
금융위기에 따른 이같은 지각변동은 시장중심의 영ㆍ미식 국제질서가 쇠퇴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과 신흥시장국들이 주요20국(G20) 회의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유럽지역의 경우 내년 성장률은 종전보다 0.1%가 상승한 -0.3%가 되겠지만 올해는 예상보다 침체가 더 심화돼 종전 전망치보다 0.6%가 더 떨어진 -4.8%가 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구새봄 김나리 양홍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